• 한국문화사
  • 05권 상장례, 삶과 죽음의 방정식
  • 제3장 유교식 상례
  • 1. 초종례, 임종에서 관 속에 들어가기까지
  • 초종례, 임종에서 관 속에 들어가기까지
  • 임종과 죽음의 확인
정종수

운명(殞命) 또는 종신(終身)이라고도 하는데, 사람이 장차 죽을 때를 이른다. 나이가 많거나 병이 위중하면 평상시 거처하던 방을 깨끗이 치우고 옮긴다. 환자의 머리를 동쪽으로 가게 하여 눕히고 새 옷으로 갈아입힌다. 머리를 동쪽에 두는 것은 동쪽이 양의 방향이라 생기를 마시게 하여 다시 회복되기를 바라는 뜻이다.

자식이라도 종신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종신자식이 진짜 자식이다.”라고도 한다. 옛 법에는 운명할 때 남자는 여자가 지키고 있는 데서 숨이 끊어져서는 안 되고, 반대로 여자는 남자가 지키고 있는 데서 숨이 끊어져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예전에는 죽음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코 위에 햇솜을 얹어서 그것의 움직임 여부로 죽음을 확인하였는데, 이를 ‘속광(屬纊)’이라고도 한다.

이 밖에도 눈의 동공이 풀어졌는지 손발이 굳어 오는지 살피거나 누워 있는 사람의 허리 밑에 손을 넣어 허리가 땅바닥에 밀착되어 손이 들어가지 않으면 운명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속광으로 죽음이 확인되면 홑이불로 덮고 가족은 흰옷으로 갈아입고 몸에 지녔던 비녀와 반지 따위의 보석을 빼놓은 뒤 머리를 풀고 가슴을 치며 통곡을 한다.

개요
팝업창 닫기
책목차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페이지상단이동 오류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