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5권 상장례, 삶과 죽음의 방정식
  • 제3장 유교식 상례
  • 3. 상제의 의식, 우제에서 길제까지
  • 상제의 의식, 우제에서 길제까지
  •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한 제사, 담제와 길제
정종수

담제(禫祭)는 대상을 지낸 뒤 두 달이 되는 날 거행하는 상례로 초상에서부터 27개월째 해당하는 달에 지낸다, ‘담(禫)’이란 담담하여 평안하다는 뜻으로 유족이 상복을 모두 벗는 제복제(除服祭)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상례를 끝내고 평상 생활로 돌아가는 제사로서, 복색을 완전히 평상복으로 갈아입는다. 제사가 끝나면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는데 술을 마시기 전 식혜를 먹고 고기를 먹기 전 건육(乾肉)을 먹는다.

『주자가례』에서는 담제로 모든 상례가 끝나고 평상의 생활로 돌아간다고 되어 있으나 『상례비요』나 『사례편람』 등에서는 담제 후 길제를 지내고 일상생활로 돌아간다고 하였다.

길제(吉祭)는 조상의 위패를 모신 가정에서 모든 조상의 신주를 고쳐 쓰고 죽은 이의 신주를 사당에 안치하기 위해 지내는 제사이다. 그러므로 사당을 모신 가정에서는 매우 중요한 제례이다.

길제는 담제를 지낸 이튿날 날짜를 정해서 지내는데, 절차는 보통 때의 제사와 같다. 담제를 지낸 달 가운데 정일(丁日)이나 해일(亥日)로 날짜를 정한다. 날짜가 정해지면 담제 때와 같이 먼저 사당에 고한다. 이때 입는 길복(吉服)은 삼년상을 다 마친 다음에 입는 평복을 말한다. 날이 밝아서 제사를 지낼 때에는 상주 이하가 모두 자기 자리에서 화려한 옷으로 바꾸어 입고 사당 앞에 가서 뵙는다. 길제는 다른 제사와는 다르게 제물을 성대하게 차리고 화려한 옷을 입는데, 이는 제물로 표현된 성경(誠敬)을 통해 선조와 통교하고 일체를 이룸으로써 상례가 길례로 변하게 되고 이로써 상례는 완성된다. 길제 후에 비로소 부부가 내실에 들어갈 수 있으며 평상 생활을 하게 된다.

제사를 마치면 대(代)가 지난 5대조 할아버지와 할머니 신주는 묘소 곁에 묻는다. 신주를 묻을 때 묘에 알리는 절차는 없으나 술과 과일 등을 늘어놓고서 분향하고 절을 올린다. 또한 고조할아버지와 고조할머니 이하의 신주는 새로 쓴다. 신주를 매안(埋安)한 5대조 이상 선조에 대해서는 매년 한 번씩 모든 자손들이 모여 산소에서 묘제를 지낸다. 묘제는 대개 초목이 뿌리로 돌아가는 계절인 10월에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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