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6권 연희, 신명과 축원의 한마당
  • 제1장 전통 연희의 전반적 성격
  • 3. 전통 연희의 역사적 전개
  • 상고시대
전경욱

상고시대는 삼국시대 이전을 말한다. 이 시대에는 상고 사회의 제천 의식에서 연행된 가무 활동, 그리고 여러 유물·유적과 암각화 등을 통해서 연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기원 전후 만주와 한반도에 거주했던 우리 민족은 풍요를 기원하는 농경 의식과 종교적인 제천 의식에서 가무희를 연행하였다. 제천 의식에는 부여의 영고(迎鼓), 고구려의 동맹(東盟), 예(濊)의 무천(舞天) 등이 있었다. 마한(馬韓)에는 5월에 씨를 뿌리고 난 후와 10월에 농사가 끝난 후에 신에게 제사 지내는 농경 의식이 있었다.

『삼국지(三國志)』 「위서동이전(魏書東夷傳)」에 “부여에서는 정월에 지내는 제천 행사에서 연일 크게 모여서 먹고 마시며 노래하고 춤추는데, 그 이름을 영고라고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영고를 통해 북을 치고 음악을 연주하면서 신을 맞이하는 절차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정월에 연일 크게 모여 노래하고 춤추었다는 내용은 오늘날 대개 정월 대보름에 당집에서 마을의 수호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마을 주민이 모두 모여 풍물을 울리 며 노는 마을굿과 일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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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 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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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시대의 암각화에서도 상고시대 연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우선 고인돌 암각화를 보면, 영일 인비리와 칠포리, 경주 안심리, 함안 도항리, 여수 오림동의 고인돌 뚜껑돌에 석검·석촉·사람·동심원 등이 조각되어 있다. 이러한 암각화를 통해서 피장자의 생전 지위와 그의 죽음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지극한 추모의 감정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그의 장례를 위한 집단적인 연희를 추측할 수도 있다.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盤龜臺)의 암각화는 거대한 바위에 각종 동물과 물고기, 사람 등이 200여 점이나 조각되어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선사 시대 조각품이다. 호랑이·사슴·고래와 같은 동물이 정교하게 묘사되어 있는가 하면, 사람이 벌거벗고 춤추는 모습과 사냥하는 모습이 묘사된 것도 있다. 가면은 두 개가 있다. 이 암각화들은 수렵을 떠나기 전의 진지한 기원과 모의 연행, 그리고 수확을 하고 돌아와서의 감사제와 마을 사람들의 즐거운 연희가 충분히 연상되는 그림이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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