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6권 연희, 신명과 축원의 한마당
  • 제3장 판소리의 전개와 변모
  • 5. 판소리의 현대적 수용
  • 창작 판소리
유영대

열사가의 전통 이래, 창작 판소리는 변화하는 시대의 모습과 변혁 요구를 판소리에 담아 내기 위한 노력 속에서 탄생하였다. 20세기 후반 전통 판소리를 사회 변혁 운동의 도구로 삼고자 새롭게 창작 판소리를 만든 사람은 임진택이다. 그는 김지하의 담시 「오적」, 「소리내력」, 「똥바다」 등을 판소리로 짜서 불렀다.

1972년에 김지하는 이농민이면서 서울로 올라온 안도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권력의 횡포와 민심의 동향을 풍자적으로 이야기하는 담시 「비어」를 발표하였다. 임진택은 이 작품을 「소리내력」으로 제목을 바꾸어 노래하였다.

이 작품은 서울 와서 말 한 마디 잘못한 죄로 옥에 갇혀 죽게 된 안도라는 인물을 통하여 1970년대의 부도덕한 지배층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임진택은 광주 민중 항쟁을 사설로 만들어 창작 판소리 오월광주를 지어서 부르기도 하였다. 임진택이 지어 부른 판소리에는 1970∼1980년대 암울한 시대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어 판소리를 통한 사회 비판 과 풍자의 모습이 잘 드러났다. 창작 판소리는 판소리의 내용을 다채롭게 해주었으며, 시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영화 서편제를 계기로 판소리에 대한 관심이 환기되면서 1990년대는 판소리 이해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판소리를 잘 모르던 사람들에게 영화에 삽입된 단가 이산저산이 인기를 누렸으며,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삽입된 심 봉사 눈뜨는 대목에서는 의미심장함을 느끼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영화는 판소리의 본래 모습을 아름답게 형상화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판소리를 인상적으로 각인시켰다. 판소리를 살아 있는 예술로 향유하기 위하여 앞으로 현대적 의미를 부여하는 일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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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편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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