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6권 연희, 신명과 축원의 한마당
  • 제4장 전통 연희 집단의 계통과 활동
  • 5. 조선 후기의 다양한 유랑 예인 집단
  • 초라니패
박전열

원래 ‘초라니’는 요사스럽게 생긴 가면을 가리키는 말이다. 초라니패는 ‘초라니굿’이라고 부르는 간단한 가면극을 하며 익살스러운 흉내 내기와 풍물, 얼른, 죽방울받기 등을 공연하며 떠돌아다녔다.220)박전열, 「초란이의 민속학적 고찰」, 『어문 논집』 14,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980. 초라니굿은 서울·경기의 산대놀이 가면극과 경남의 오광대 가면극이 혼합된 형태였다고 한다.221)심우성, 앞의 책, 191쪽. 그런데 신재효본 변강쇠가에서는 변강쇠의 치상(治喪) 과정에 등장하는 초라니에 대해 ‘솔대 밑 친구’라고 표현했다. 솔대 밑 친구는 솟 대쟁이를 이르는 말이므로, 초라니가 솟대놀이도 했다는 뜻이 된다. 초라니가 벌이는 연희의 특징은 음악이나 특출한 기예보다는 익살스러운 행동이나 고사 소리를 중심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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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사 감로탱의 초라니
수국사 감로탱의 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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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니의 모습과 연희 내용은 신재효본 흥보가 중 ‘놀보 박타는 대목’과 변강쇠가 중 ‘변강쇠의 치상 장면’에 묘사되어 있다.

초라니는 허름한 차림새에 얼굴에 가면을 쓰고 요란한 복색을 한 모습으로 우스개를 하기도 하고 장구를 치면서 액막이 고사 소리를 하고 있다.

수국사(守國寺)의 감로탱(1832)에는 장구를 어깨에 메고 솟대에 오르고 있는 초라니가 그려져 있다. 이 초라니는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는데, ‘변강쇠의 치상 장면’에서 초라니의 가면을 “도리도리 두 눈구멍 흰 고리테 두르고, 납작한 콧마루에 주석(朱錫) 대갈 총총 박고, 꼿꼿한 센 수염이 양편으로 펄렁펄렁”이라고 묘사한 것과 완전히 일치하는 모습이다.

초라니패는 상이 군인들의 통솔하에 옛 군인 또는 관노 출신이 주종을 이루고 있어서, 만약에 자신들의 초라니굿을 봐주지 않거나 푸대접을 하면 행패가 대단했다고 한다.222)심우성, 앞의 책, 191∼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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