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6권 연희, 신명과 축원의 한마당
  • 제5장 인형극의 역사적 전개 양상
  • 1. 인형극의 역사를 기술하는 시각
허용호

인형극의 역사를 기술하는 데 있어 먼저 해결해야 할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인형극의 개념을 어떻게 정하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인형극의 역사를 어떤 방식으로 정리해야 하는가’다.

이 글에서는 ‘인형극’의 개념을 ‘인형을 중심적으로 이용하여 벌어지는 행위 일체’로 정의하고자 한다. 이 개념을 좀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인형’과 ‘연행’의 개념 정의가 필요하다. ‘인형’은 ‘흙이나 나무, 돌 또는 다른 재료를 가지고 만든 사람, 동물, 초월적 존재 등의 물질적 형상’을 뜻한다. ‘연행’은 ‘다른 무엇으로 가장하는 시청각적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시 ‘인형극’을 정의하면 ‘흙이나 나무, 돌 또는 다른 재료를 가지고 만든 사람, 동물, 초월적 존재 등의 물질적 형상을 이용하여 다른 무엇으로 가장시키는 시청각적 행위 일체’로 요약된다.

이처럼 인형극을 폭넓게 정의하는 이유는 그동안 이루어졌던 인형극에 대한 논의가 너무 좁고 한정된 영역에만 치우쳐 왔다는 문제 의식 때문이다. 우리의 인형 연행 문화 전통 전반을 포괄하기에는 그동안의 인형극 개념이 너무 좁고 폐쇄적이었다. 이는 인형극 특히 ‘극’이라는 개념 정의의 협의성과 폐쇄성에 기인한다. 좁은 의미의 ‘극’이라는 개념 정의가 가지고 있는 서구 지향성과 폐쇄성은 서구와 다른 방식으로 형성되고 발전해 온 우리 인형극 전통의 많은 것을 배제했다. 따라서 좀 더 넓고 개방적인 인형극 개념을 바탕으로 우리의 인형 연행 전통을 기술하고자 한다.

두 번째 문제는 인형극의 역사를 기술하는 방식이다. 이 글에서는 왕조사에 따른 기술과 인형극 나름의 역사적 전개 방식을 절충하는 형태로 기술하고자 한다. 새롭게 정의된 인형극 개념에 따라 왕조사별로 자료를 정리하여 이를 유형화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인형극 나름의 역사적 전개 양상을 결론적으로 정리하는 방식이다. 궁극적인 인형극사의 기술은 인형극 나름의 역사적 전개 양상에 따라 정리하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좀 더 넓고 개방적인 인형극 개념 정의에 따른 접근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현 상황에서는 우선 왕조사별 자료와 유형별 인형극의 모습을 정리하고, 결론으로 인형극 나름의 역사적 전개 양상을 정리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서는 인형극의 역사를 크게 고려시대 이전과 이후로 나누고, 각 시대별로 나타나는 인형극의 양상을 제의적 인형극과 오락적 인형극으로 변별하여 그 특징을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또한 편의상 왕조사별 접근을 활용하기는 하지만 인형극을 중심으로 한 역사적 전개 과정 기술에 중심을 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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