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6권 연희, 신명과 축원의 한마당
  • 제6장 가면극의 역사적 전개 양상
  • 2. 우리나라 가면극의 역사적 전개
  • 본산대놀이 계통 가면극의 역사적 전개
  • 통일신라시대
전경욱

통일신라시대의 가면극 관계 연희는 『삼국사기』 「잡지(雜志)」 가운데 최치원(崔致遠, 857∼?)의 「향악잡영(鄕樂雜詠)」 5수에 묘사된 금환, 월전, 대면, 속독, 산예의 다섯 가지 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317)『삼국사기』 권32, 잡지1, 악(樂).

금환(金丸)

몸을 돌리고 팔을 흔들며 방울 놀리니 / 廻身掉臂弄金丸

달은 돌고 별은 떠다녀 눈 안에 가득하네 / 月轉星浮滿眼看

의료의 재주인들 이보다 나으랴 / 縱有宜僚那勝此

동해 바다 파도 소리 잠잠하겠네 / 定知鯨海息波瀾

월전(月顚)

어깨를 높이고 목을 움츠리고 머리털은 빳빳 / 肩高項縮髮崔嵬

팔소매를 걷은 여러 선비들이 술잔 다툰다 / 攘臂群儒鬪酒盃

노랫소리를 듣고서 모두 웃어 젖히며 / 聽得歌聲人盡笑

밤들어 꽂은 깃발이 새벽을 재촉하네 / 夜頭旗幟曉頭催

대면(大面)

황금색 가면을 썼다 바로 그 사람 / 黃金面色是其人

구슬 채찍을 손에 쥐고 귀신을 부리네 / 手抱珠鞭役鬼神

빨리 뛰다 천천히 걷다 추는 한바탕 춤은 / 疾步徐趨呈雅舞

너울너울 봉황새가 날아드는 듯 / 宛如丹鳳舞堯春

속독(束毒)

쑥대머리 파란 얼굴의 이상한 사람들이 / 蓬頭藍面異人間

떼를 지어 뜰에 와서 난새춤을 추네 / 押隊來庭學舞鸞

북소리는 둥둥둥 바람은 살랑살랑 / 打鼓冬冬風瑟瑟

남으로 달리고 북으로 뛰며 그칠 줄 모르네 / 南奔北躍也無端

산예(狻猊)

멀고 먼 사막을 건너 만리길을 오느라고 / 遠涉流沙萬里來

털옷은 다 찢어지고 먼지를 뒤집어썼네 / 毛衣破盡看塵埃

머릴 흔들고 꼬릴 치며 인덕을 길들이니 / 搖頭掉尾馴仁德

뛰어난 그 재주가 어찌 뭇 짐승과 같으랴 / 雄氣寧同百獸才.

금환은 죽방울을 공중에 여러 개 던졌다가 받는 놀이로서, 이미 고구려의 고분 벽화에서 자주 발견되는 방울받기인 농환이다. 월전은 구경꾼들의 반응을 통해 골계희, 즉 우희임을 짐작할 수 있다. 대면, 속독, 산예에 등장하는 놀이꾼은 가면을 쓴 것이 분명하므로 이 놀이들은 가면희다. 대면은 황금색의 가면을 쓰고 손에 구슬 채찍을 들고 역귀(疫鬼)를 쫓는 무서운 춤을 묘사한다. 속독은 멀리 떨어진 나라 사람들이 왕의 덕화(德化)를 사모해 떼를 지어 와서 춤과 음악을 바치는 내용으로, 가면은 쑥대머리에 얼굴이 파란 귀면(鬼面)이었다. 산예는 사자 가면을 쓰고 추는 사자춤이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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