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7권 전쟁의 기원에서 상흔까지
  • 제2장 출정에서 회군까지
  • 2. 전투
  • 적의 허점을 노려라
심승구

장수는 적군의 움직임과 기세를 잘 살펴서 길흉과 허실을 판단하여 적절하게 대비해야 하는데 이를 망기(望氣)라 했다. 이때 적군이 정예하면 공격하지 않고, 미끼로 던져 주는 군대도 공격하지 않으며, 질서 있게 철군하는 군대는 추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

적을 포위할 때는 반드시 한 쪽을 터주고, 궁지에 몰린 적은 너무 지나치게 몰아붙이지 않으며, 위세가 당당한 적진은 공격하지 않았다. 정연한 적군을 맞아서는 싸우지 않고, 전장에 막 도착해 예기(銳氣)가 넘치는 적군은 회피하였으며, 적군이 나태해져 철수할 때는 지체 없이 공격했다.

숲 속의 나무가 움직이면 적의 대군이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길에 풀을 많이 묶어 놓아 장애를 만든 것은 추격을 막기 위함이었다. 먼지가 높게 일면서 범위가 넓게 퍼지는 것은 적의 보병이 행군하기 때문이고, 먼지가 흩어지면서 여러 갈래로 나는 것은 적의 나무꾼들이 나무를 채취하기 때문이다.

적군의 소규모 병력이 왕래하는 것은 진영을 설치하기 위하여 척후하는 것이고, 적진에 새 떼가 모여드는 것은 적진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밤에 적진에서 고함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은 적이 공포감에 떨고 있는 것으로 여겼다. 한편, 장군을 보낸 뒤에도 국왕은 서운관(書雲觀)을 통해 일진을 보아 전세를 가늠하는 것이 관행이었다.143)『태조실록』 권1, 총서, 신우 9년 8월.

적군을 공격하는 방법 가운데는 물로 공격하는 수공과 불로 공격하는 화공이 있었다. 적군이 산이나 들의 수풀에 의지하여 진을 쳤거나, 도시와 부락에 인가가 인접해 있으면 불로 공격했다. 또한 강이나 하천의 물길을 막았다가 적이 반쯤 건넜을 때 물길을 터놓아 적을 공격했다.144)정도전, 『삼봉집』 권7, 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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