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8권 화폐와 경제 활동의 이중주
  • 제6장 북한의 화폐
  • 1. 북한 화폐의 특징
  • 화폐의 종류
이영훈

북한의 화폐는 ‘원’과 ‘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은 화폐의 기본 단위이고 ‘전’은 보조 화폐의 단위로 1원은 100전의 가치를 지닌다. 한편 과거 북한에서는 외국인이나 내국인 모두가 외화를 직접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어 외화와 바꾼 돈표로 바꾸어 사용해야만 하였다. 그에 따라 북한의 화폐는 내국인이 사용하는 일반 화폐와 외국인이 외화와 바꾸어 사용하는 특수 화폐인 외화와 바꾼 돈표로 분리 발행되었다. 외화와 바꾼 돈표는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생소한 화폐이지만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많이 사용되었던 화폐이다.

<표> 북한 일반 화폐의 종류
구분 종  류 비  고
지폐 1원, 5원, 10원, 50원, 100원, 200원, 500원, 1,000원, 5,000원 -1원, 5원, 10원, 100원권은 1947년 화폐 개혁부터, 50원권은 1959년 화폐 교환 때부터 유통
-현행 화폐는 1992년 화폐 교환 이후 유통된 화폐 중심
-500원권은 1998년부터 유통
-1,000원, 5,000원권은 2002년부터 유통
-200원권은 2005년부터 유통
주화 1전, 5전, 10전, 50전, 1원 -1전, 5전, 10전 주화는 1959년 화폐 교환 때부터 유통
-50전 주화는 1979년 4월, 1원 주화는 1987년 10월부터 유통

일반 화폐는 조선중앙은행에서 발행하고 있으며 2002년 7·1 조치 이전까지 화폐는 지폐 1원, 5원, 10원, 50원, 100원, 500원 등 여섯 종과 주화 1전, 5전, 10전, 50전, 1원 등 다섯 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2002년 7·1 조치로 임금과 국정 가격이 각각 평균 20배, 25배 이상 인상되면서 1,000원, 5,000원 등의 고액권이 새롭게 등장했고 1원 이하의 주화는 거의 쓰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2005년에는 200원권이 새롭게 발행되었다.206) 그 밖에 300원권과 10,000원권이 발행되었다고 하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런 데 고액권에는 공통적으로 김일성이 등장하고 있어 그의 지위만큼이나 특별히 취급되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과거 고액권이던 100원과 2002년 이후 고액권인 1,000원과 5,000원권에는 공통적으로 앞면에 김일성의 초상과 뒷면에 그의 생가인 만경대가 그려져 있다. 게다가 김일성이 들어 있는 고액권은 깨끗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함부로 취급하여 손상되었을 경우 그 돈을 받지 않을 뿐더러 적발되었을 때는 처벌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화와 바꾼 돈표는 1979년부터 조선중앙은행에서 발행하기 시작하였으며 1988년부터 무역은행에서 발행하고 있었는데, 2002년 7·1 조치를 계기로 폐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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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발행 무역은행권 외화와 바꾼 돈표-청색 5원권(앞면)
1988년 발행 무역은행권 외화와 바꾼 돈표-청색 5원권(앞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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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 5원권(뒷면)
청색 5원권(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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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북한 특수 화폐의 종류
구분 종  류 비  고
외화와 바꾼 돈표 1전, 5전, 10전, 50전,
1원, 5원, 10원, 50원
-1979년 조선중앙은행권으로 발행
  1988년 9월부터 조선무역은행권으로 발행
-1997년 6월 1일부터 나진·선봉 지대에 국한하여 외화와 바꾼 돈표 제도 철폐
-7·1 조치 이후 전 지역에서 외화와 바꾼 돈표 폐지하고 바로 외화 통용

1979년 발행되었던 외화와 바꾼 돈표는 네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사회주의 국가 방문객의 외화와 교환해 주는 외화와 바꾼 돈표이고, 또 하나는 자본주의 국가의 화폐와 교환해 주는 외화와 바꾼 돈표로 이들은 다시 외국인용과 내국인용으로 각각 구분하여 발행되었다.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은 자기가 가진 외화를 외국인용 외화와 바꾼 돈표와 교환하여 사용하였으며, 북한 주민과 동포들은 외국인에게 받은 화폐를 내국인용 외화와 바꾼 돈표와 교환하여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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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행권 체계
북한의 은행권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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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달러, 엔, 마르크 등 자본주의 국가의 화폐에 대해서는 푸른색 도안의 외화와 바꾼 돈표를, 루불 등 사회주의 국가의 화폐에 대해서는 붉은색 도안의 외화와 바꾼 돈표를 교환해 주었다. 호박색은 북한 주민용으로 발행된 것이지만 호박색 지폐로는 거의 살 것이 없었다고 한다.

외화와 바꾼 돈표는 중앙은행에서 공식 환율에 따라 외화와 교환하여 사용하였다(1달러≒2.2원의 외화와 바꾼 돈표). 외화를 사용할 수 없고 외화와 바꾼 돈표만이 유통되었던 시기에는 외화와 바꾼 돈표는 백화점이나 외화 상점에서 높은 품질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특권이 부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에 따라 북한 주민이나 기관, 기업소는 외화와 바꾼 돈표를 선호하게 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국가 재정의 고갈로 무역 회사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소와 기관조차 외화벌이(무역)에 나서게 되면서 외화를 직접 사용하는 일이 빈번해졌고 정부가 이를 통제하기 어려워졌다. 그로 인해 외화의 직접 사용이 묵인되면서 외화와 바꾼 돈표는 일종의 ‘상품권’으로 전락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요컨대 현재 유통되고 있는 화폐는 1992년 화폐 교환 시 발행된 화폐와 2002년 7·1 조치 이후 발행된 고액권이며, 특수 화폐인 외화와 바꾼 돈표는 폐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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