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9권 옷차림과 치장의 변천
  • 제1장 우리 옷의 기본형과 시대별 변천
  • 3. 고려시대의 남녀 옷차림
  • 당·송·원의 영향을 받은 궁중복
김문자

고려 전기의 여자 옷은 통일신라시대의 복식 제도를 그대로 계승한 것이었으며 원 간섭기에는 원나라 양식의 영향을 받았다. 고려 초기의 왕비복은 붉은 비단에 금·은색사로 수를 놓은 화려한 대홍의(大紅衣)였다. 원 간섭기에 고려는 원나라의 부마국(駙馬國)으로서 왕비가 원나라 황실에서 시집온 경우가 많았으므로 몽고풍(蒙古風)이 예복과 평상복에도 영향을 주었다. 왕비는 탑자포(塔子袍), 금단의(金段衣), 진주의(眞珠衣) 등을 착용하였다. 탑자포는 두 가지 색의 꽃무늬를 수놓은 비단포이고, 금단의는 금색의 비단옷이며, 진주의는 진주로 장식한 몽고복을 말한다. 이 밖에 질손도 착용하였을 것이다.

일본 서복사(西福寺)에 소장되어 있는 고려 불화 관경서품변상도(觀經序品變相圖)에는 궁중복을 착용한 왕비와 시녀의 모습이 나타나 있다. 왕비는 소매 끝, 깃 둘레, 도련에 선이 둘러져 있는 흐린 홍색포를 입고 있고, 그 밑에 담홍색의 치마를 길게 끌리도록 하였다. 포 위에는 반소매의 반비를 입고 반비 위에는 표를 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홉 명의 시녀는 홍색, 녹색, 흐린 홍색 저고리를 입고 그 위에 치마를 착용하였다. 치마허리를 따로 매고 홍색 장식 매듭을 한 끈을 길게 늘이고 있으며, 왕비와 마찬가지로 표를 두르고 있다. 이들은 홍색 비단으로 묶어 위로 틀어 올린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데, 마치 당나라나 송나라의 여인을 보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17)유희경, 「고려 복식 양식-여자 복식을 중심으로-」, 『학예지』 4, 육군사관학교 육군박물관, 1995,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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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경서품변상도의 왕비와 시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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