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9권 옷차림과 치장의 변천
  • 제1장 우리 옷의 기본형과 시대별 변천
  • 4. 조선시대 남녀 평상복의 변천
  • 여자 평상복
  • 점점 짧아지는 저고리
김문자

‘저고리’라는 명칭은 포에 비해서 짧은 상의류를 가리킬 때 쓰는 가장 대표적인 어휘이다. 즉, 한삼류(汗衫類), 적삼류(赤衫類), 고의류(串衣類), 저고리류(赤古里類), 액마기(腋亇只), 당의(唐衣), 배거리(背巨里) 등으로 대별되는데, 크기에 따라 ‘소(小)’, ‘장(長)’, ‘당(唐)’ 등의 접두사를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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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 회장저고리
장씨 회장저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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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전기의 저고리는 길이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저고리의 길이가 50㎝ 전후는 단저고리, 60∼70㎝ 전후는 곁마기에 해당되며, 80㎝ 전후는 가장 긴 저고리로 장저고리, 당저고리, 당의 등의 명칭으로 불렀으며 겨드랑이 아래로 긴 옆트임이 있다. 곁마기는 문헌에 겹격음(殎隔音), 견마기(肩亇只), 액마기(腋亇只) 등으로 다양하게 표기되고 있는데 ‘겹격음’이라는 것은 ‘곁막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긴 저고리 중에서 옆이 트인 것과 구별하여 막혔다는 것을 강조한 명칭으로 해석된다.38)박성실·조효숙·이은주, 『조선시대 여인의 멋과 차림새』, 단국대학교 출판부, 2005, 16쪽. 당저고리는 당의(唐衣), 당의복(唐衣服), 당고의(唐串衣), 당한삼(唐汗衫) 등 다양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당(唐)’을 수식어로 사용하 여 의례적인 성격을 강조하였다.

상원사 문수보살상에 복장된 장씨의 회장저고리가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저고리이다.39)강원도 상원사 문수보살상에 복장된 저고리로 현재 중요 민속 자료 제209호로 지정되어 있다. 세 차례의 복장 기록이 있으나 저고리의 형태로 보아 1464년(세조 10)에 복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출토 복식과는 달리 색상이 그대로 남아 있어 중요한 복식 자료이다. 등솔기 좌측 부분에 ‘張氏小對(장씨소대)’라는 묵서가 있는데, 조선 후기 궁중 기록에서 왕비나 세자빈의 복식을 ‘의대(衣襶)’라고 한 점으로 미루어 장씨가 궁중과 관련된 인물일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등 길이가 55㎝로 단저고리의 형태이며, 저고리의 길과는 다른 옷감으로 깃, 끝동, 섶, 고름 부분을 장식한 회장저고리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겨드랑이에는 삼각 무를 대고 있으며 소매는 직배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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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흥 민씨 저고리
여흥 민씨 저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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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비 장저고리
광해군비 장저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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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흥 민씨 묘 출토 복식 가운데 여자 저고리 열 점은 46∼58㎝ 길이이며, 모두 목판당코깃의 형태여서 당시에 당코깃이 완전히 정착되었음을 보여 준다. 소매 끝에는 끝동을 단 것 외에 넓은 한삼을 달아 접어 입을 수 있도록 한 것도 있다. 또한, 열 점 중 네 점만 곁마기 장식이 있다. 곁마기 형태는 겨드랑이에 사다리꼴의 작은 삼각 무가 달린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함께 출토되어 곁마기의 변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저고리의 안깃은 완전히 들어 달린 형, 완전히 내어 달린 형, 중간형이 혼재되어 18세기에 이르러 저고리의 곁마기와 안깃이 정착되어 가는 과도기 형태를 보여 주고 있다.40)송미경, 「동래 정씨 흥곡공 배위 정부인 여흥 민씨 묘 출토 복식」, 『동래 정씨 묘 출토 복식 조사 보고서』, 2003, 경기도 박물관, 159∼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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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씨 부인 회장저고리
임씨 부인 회장저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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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색 누비 회장저고리
송화색 누비 회장저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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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비 저고리(1622)는 길이가 78㎝로 매우 길며 앞뒤가 길고 겨드랑이 아래로 38㎝가 트여 있는 장저고리로, 평상시 웃옷으로 착용하였던 것 같다. 일반적으로 장저고리의 깃 부분은 길과 같은 색인 데 반해 이색 깃이 달려 있는 점이 특징이다. 깃은 목판당코깃이며 겉에서 보이기 쉬운 옆트임 부분에만 홍색 안단을 대었다.

중기의 저고리는 초기보다 등 길이가 짧아지고 배래선이 약간 곡선이며, 깃머리가 당코 형식을 갖추게 된다. 임씨 부인 회장저고리(1748)는 길이가 37.5㎝로 전 시대에 비해 짧아졌으며 황색 길에 가지색에 가까운 자색 회장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깃은 약간 둥글어진 목판당코깃이다.

19세기의 대표적인 상의류는 당의와 저고리, 그리고 곁마기이다. 전체적으로 저고리 등 길이가 매우 짧아지고, 소매통이 좁아지며, 당코깃의 깃 궁둥이가 둥글어졌다. 초·중기에 비해 깃 나비는 좁아지고 고름 길이는 길어졌다. 덕온공주(德溫公主, 1822∼1844)의 삼회장저고리41)순조의 셋째 딸 덕온공주(德溫公主, 1822∼1844)의 옷으로 그녀의 손녀인 윤백영 여사가 보관해 오던 것이다. 공주의 의복에는 삼회장저고리와 함께 열여섯 살 때(1837) 결혼식에서 혼례복으로 입었던 원삼, 궁중이나 사대부의 여인들이 저고리 위에 입던 예복인 당의, 나들이할 때 머리에 쓰던 장옷 등이 있다. 이 옷은 공주가 입던 평상복으로 조선 말 왕실 의생활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이 삼회장저고리는 공주가 아홉 살 때 입었으며 시집올 때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는 연두색 바탕에 깃·끝동·곁의 세 곳과 고름을 자색으로 대었다. 옷 전체에는 ‘수(壽)’와 ‘복(福)’ 자를 금박하고 소매 끝에는 흰색의 한삼을 달았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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