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9권 옷차림과 치장의 변천
  • 제1장 우리 옷의 기본형과 시대별 변천
  • 4. 조선시대 남녀 평상복의 변천
  • 여자 평상복
  • 여러 겹을 받쳐 입는 속옷
김문자

여인들의 속옷으로는 저고리 속에 입는 속적삼·속저고리, 치마 속에 입는 다리속곳·속속곳·단속곳·바지·너른바지, 속치마의 일종인 무지기·대슘치마 등이 있다.

속적삼은 저고리 속에 입는 홑적삼으로 몸에 직접 닿는 옷이며, 단삼(單衫)이라고도 한다. 속적삼은 저고리 안에 입는 것이므로 저고리와 같은 모양이며 치수는 저고리보다 약간 작게 만들어 동정과 고름을 달지 않고 헝겊으로 맺은 단추를 단다. 겨울에는 겨울 감으로 여름에는 여름 감으로 지어 입었다. 그러나 혼인 때에는 아무리 엄동설한일지라도 시집살이의 앞길이 시원하라는 의미에서 분홍 모시 속적삼을 입었다. 또 조선시대에 궁중이나 반가의 부녀자들은 아무리 무더운 여름철이라도 반드시 속적삼을 입었다. 또한, 속적삼은 치마와 함께 일습(一襲)을 이루어 의례용 및 평상용으로 착용하였다.

속저고리는 겨울에 속적삼 위에 입는 저고리를 말하며, 속적삼·속저고리·윗저고리의 삼작을 모두 갖춰 입은 것을 삼작 저고리라 한다.

다리속곳은 가장 안에 입는 속옷으로 홑겹의 긴 감을 허리띠에 달아 입게 되어 있다. 속속곳의 경우 크기가 크기 때문에 자주 세탁할 수 없는 데 반해 다리속곳은 손쉽게 자주 갈아입을 수 있어서 애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속속곳(內親衣)은 바지 밑에 입는 것으로 단속곳과 형태가 같으나, 치수가 단속곳보다 약간씩 작고 바대나 밑위길이가 길다. 속속곳은 피부에 직접 닿기 때문에 단속곳과는 감을 달리하였는데 주로 목면을 사용하였다. 고급으로는 명주 정도와 같은 부드러운 감을, 여름에는 베·모시 등을 사용하였다.

바지는 조선 초·중기까지는 남자 바지와 같이 광고에 대님을 치고 있었는데 후기에 들어와 밑이 따로 떨어진 바지로 변하였으며 허리끈이 달려 있다. 17세기 전기의 유물인 구례 손씨 묘 출토 솜바지의 경우, 바지 말기 끝에 끈이 달려 있고 어깨 끈이 허리 말기의 중앙 지점에서 바지 옆트임이 없는 쪽으로 약간 치우쳐 달려 있다. 이는 바지를 입을 때 어려움 없이 어깨에 끈을 걸 수 있는 위치이다. 바지의 어깨 끈을 통해 16∼17세기에 걸쳐 다양한 소재와 구성법이 바지에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44)박성실·조효숙·이은주, 앞의 책, 74쪽. 옆트임은 가로형이며, 좌우 가랑이의 트인 밑부분에 비교적 커다란 사다리꼴 무가 달려 있다. 겨울에는 솜바지, 봄가을에는 겹바지, 누비바지 등을 입었다. 반면, 여름에는 홑으로 만들어 ‘고쟁이’라고 했는데, 밖에서 보이는 밑부분인 부리에만 비단으로 덧대어 만들어 입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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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바지
솜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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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곳(單襯衣)은 바지 위에 입는 속옷으로, 치마보다는 길이가 다소 짧고 가랑이가 넓으며 밑이 막혀 있다. 『의대발기』에 ‘단속곳·겹단속곳·홑단속곳·단친의(單襯衣)’ 등의 명칭이 사용되었는데, 단속곳은 단(單), 즉 홑으로 된 속옷을 말하는 것이다. 형태는 속속곳과 같으나 길이가 약간 길고 옷감이 고급이다. 주로 흰색을 입었으나 나이 든 사람은 옥색, 회색을 입었는다. 여름에는 모시·항라·생노방 등을, 겨울에는 명주·삼팔·자미사 등을 사용하였다.

무지기는 모시 열두 폭으로 만드는데, 3층, 5층, 7층 등 길이가 다른 여러 개의 치마를 겹쳐서 한 허리에 단 것이다. 허리에서 무릎까지의 길이 밑으로 약 5㎝ 간격의 단이 형성되는데, 젊은 사람은 갖가지 색으로, 나이 든 사람은 단색으로 엷은 물감을 들인다. 흡사 무지개와 같다 하여 이를 ‘무지기’ 혹은 ‘무지기치마’라고 했고 이것을 한자화하여 ‘무족(無足)’이라 하였다. 서양의 페티코트(petticoat)와 마찬가지로 겉치마를 부풀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대슘치마는 왕족이 정장 시에 사용하던 속치마로, 허리는 무지기로 아래는 대슘치마로 받쳤다. 무지기 밑에 착용하던 것으로 모시 열두 폭으로 땅에 끌리지 않을 정도의 길이로 만들었으며 단에는 창호지 백비를 4㎝ 정도 모시로 싸서 붙였다.

조선시대 부녀자들의 평상복 차림새를 보면 상의로는 속적삼, 속저고리, 윗저고리의 삼작저고리를 입고, 하의로는 맨 먼저 다리속곳을 입고 그 위에 차례로 속속곳, 바지, 단속곳을 입고, 속치마로 모양새를 부풀린 후 그 위에 치마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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