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9권 옷차림과 치장의 변천
  • 제6장 멋스러움과 단아함을 위한 치장
  • 1. 머리치장
  • 헤어핀, 뒤꽂이와 떨잠
송미경

2005년 9월 중순 중국 윈난성(雲南省)의 스린(石林)에서 부부 동반으로 나들이 나온 구이저우성(貴州省) 출신 일행을 만났다. 석림은 중국 각지와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으로 매우 붐비는 명소이다. 소수 민족 복장을 한 많은 가이드가 있어 웬만한 차림으로는 시선을 끌지 못하는 곳이다. 그러나 이들 열 명 정도의 일행이 나타났을 때 일순간 정적이 감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남자들은 현대 옷차림이었지만 여자들은 청나라 말엽의 복식을 한 것으로도 모자라 사진에서만 보던 청나라 시기의 머리 모양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녀들의 쪽머리와 쪽머리를 감싸고 있는 말총으로 만든 망과 비녀 그리고 뒤꽂이였다. “아마 조선시대 여인들의 뒷모습도 저렇게 아름다웠을 거야.”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 한참 동안 눈길을 떼지 못했다.

석림에서 본 뒤꽂이 못지않게 우리나라의 뒤꽂이도 단아하고 아름답다. 쪽머리가 사라져 이제 더 이상 꽂을 곳이 없는 뒤꽂이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고, 문화 상품으로 개발되어 포크로 용도가 바뀌기도 하였다. 그런 뒤꽂이가 2004∼2005년 서양의 에스닉(Ethnic)풍의 오리엔탈(Oriental) 이미지364)서양의 유명 디자이너들이 동양(네팔, 인도, 중국, 몽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민속품과 여러 가지 장신구와 복식 등을 이용하여 작품을 발표하여 유행하였다.와 더불어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의 머리핀으로 재탄생되었다. 하지만 뒤꽂이 종류는 여름 한철 더위를 피해 묶어 올린 긴 머리에 비녀나 핀 으로 사용되었는데, 젓가락 비슷한 모양으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풍이 더 진하게 배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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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꽂이
뒤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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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담인 복식 미술관 소장의 뒤꽂이들은 길이가 6.5∼10㎝가량 된다. 각각의 아름다움도 아름다움이지만 함께 모여 있으면 나뭇가지에 핀 꽃처럼 더욱 아름답다. 보석이나 칠보로 꽃가지나 새, 나비 등의 모양을 장식한 것도 있지만 귀이개와 같은 실용적인 것도 있다. 뒤꽂이는 조선 후기 상류층의 혼수품 물목에도 빠지지 않았다.

뒤꽂이와 비슷한 머리핀으로 떨잠이 있다. 떨잠은 궁중의 예장머리나 민가에서 신부의 큰머리를 틀 때 머리를 장식하는 것이다. ‘떨’은 스프링을 뜻하며, 떨잠은 떨이 있는 비녀라는 뜻이다. 보통 둥근 옥판 위에 금도금으로 만든 칠보 등으로 장식한다. 금도금으로 나비, 꽃 등을 만드는데 이때 나비나 꽃송이 아래에 떨을 다는데, 이 떨잠을 차면 걷거나 움직이거나 심지어 말을 하여도 미세한 움직임이 떨에 전달되어, 마치 나비나 꽃이 움직이는 효과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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