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9권 옷차림과 치장의 변천
  • 제6장 멋스러움과 단아함을 위한 치장
  • 1. 머리치장
  • 외국인이 바라본 이국적 풍경, 조바위
송미경

조바위는 개항기 이후 여자들이 겨울철에 사용했던 모자의 일종이다. 주로 검정이나 남색 혹은 짙은 자주색의 비단으로 만들며, 정수리는 뚫려 있고, 귀 부분은 오므려 바람을 막는 형태이다. 길이는 짧아 머리만 겨우 가리는 정도이며, 주로 혼인한 여자들이 썼기 때문에 목덜미에는 쪽머리가 나올 수 있을 정도로 패여 있다. 정수리에는 여자들의 모자에서 빠지면 섭섭한 패물 장식도 곁들여 있다. 앞에 보통 7봉이나 5봉술을 달고, 뒤에는 5봉이나 3봉술을 달며, 앞뒤의 술은 오색실이나 산호 구슬로 연결하기도 한다. 5봉술 대신에 비취나 산호 같은 패물을 달기도 한다.

“한국의 풍경은 마치 조바위를 쓰고 서 있는 한국 여인의 차분한 얼굴처럼 평안하고 조용해 보였다.”371)엘리자베스 키스·엘스펫 K 로버트슨 스콧, 송영달 옮김, 『영국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 1920∼1940』, 책과 함께, 2006. 이는 1919년 3·1 운동 직후 한국을 여행한 영국 출신의 자매인 엘리자베스 키스와 엘스펫 키스 로버트슨 스콧이 쓴 글이다. 언니인 엘리자베스가 판화로 남긴 그림 가운데 조바위를 쓴 노인과 젊은 처녀도 있다.

또 다른 외국인 판화가인 프랑스 태생의 폴 자쿨레의 작품은 1899년 이후 대부분을 한국, 일본, 중국 등에서 보내면서 많은 사람들의 삶을 다색 판화에 담아냈다. 지금으로부터 60∼70년 전 일제강점기 때에는 조바위 쓴 여인이 등장하고 있다. 폴 자쿨레가 한반도에 왔을 때는 조바위가 여인들의 대표적인 쓰개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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