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9권 옷차림과 치장의 변천
  • 제6장 멋스러움과 단아함을 위한 치장
  • 1. 머리치장
  • 기생의 전모
송미경

19세기의 어느 겨울 풍경, 홰나무에는 까치가 앉아 쉬고 있고, 마을 어귀의 돌담길 가까이에는 전모(氈帽)를 쓴 여인들과 이엄을 하고 갓을 쓴 양반이 길에서 마주쳤다. 여인들은 매우 다소곳한 모습이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지나가던 모든 사람들이 이들의 만남을 주시하고 있다. 추운 겨울인지 대창의(大氅衣)를 입은 양반은 털로 만든 이엄을 하고, 여인 가운데 등을 돌리고 있는 이는 가리마 아래에 토끼털을 넣은 자주색 이엄을 하고 다시 전모를 썼다. 이 여인이 하고 있는 전모는 삿갓처럼 대나무 올을 꼼꼼하게 엮은 느낌이 그림 속에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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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풍정(路上風情)
노상풍정(路上風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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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귀부인들이 외출할 때 너울을 쓴 것에 비해 기생들은 주로 전모를 썼다. 전모는 대나무로 깎아 만든 테두리에 살을 연결하고, 그 위에 한지를 발랐다. 전모에는 기름종이를 이용하기도 하였다. ‘말하는 꽃(解語花)’이라고 일컫는 기생은 전모에 한자로 부귀영화 같은 길상문·꽃무늬·나비 등의 무늬를 장식하기도 한다. 전모 안쪽에는 똬리처럼 머리를 얹을 수 있는 테가 있으며 끈이 달려 있어 턱 아래에 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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