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0권 자연과 정성의 산물, 우리 음식
  • 제2장 국가 의례의 음식
  • 3. 왕과 왕비가 혼인하다
  • 동뢰연에 올린 음식들
임혜련

동뢰연 과상과 면협상에 올린 음식들은 각각 절개·장수·다산·금슬을 상징한다. 연상에 올린 마조류의 음식과 중박계는 모두 이름에서 절개를 상징하고 있다. 좌협상의 망구소류의 음식은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나온 이름이다. 망구는 망구(望九)와 음이 같기 때문에 여기에서 유래되었다고 보는데, 망구는 아흔을 바라본다는 뜻이고 소(消)는 ‘다 한다’는 뜻이 있으니, 아흔까지 살라는 장수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연상에 올린 6색 과실은 모두 ‘씨’의 상징인 다산을 의미하며, 우협상에 올린 자아류(子兒類)의 음식은 글자 그대로 아이를 상징한다. 면협상에 올린 장후각에 쓰인 노루는 암컷과 수컷이 의가 좋은 동물로 알려져 있으며, 짝을 잃으면 다시 짝을 얻지 않아서 한 마리가 포수에게 잡히면 남은 한 마리는 그 근처를 떠나지 않고 며칠 동안 울부짖는다고 한다.99)노루의 민속적 의미에 대해서는 이성우, 앞의 책, 1984, 162쪽 참조 ; 이상의 각 음식들이 지니는 상징에 대해서는 김상보, 앞의 책, 2003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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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고임과 단수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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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동뢰연과상과 면협상은 동뢰연의 가장 중심이 되는 상으로 장식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화려하고 맛있는 음식을 꽃과 함께 장식하여 동뢰연이 지니고 있는 기쁨과 왕실 혼례의 화려한 의례를 보여 준다고 하겠다. 아울러 동뢰의 의미에 맞게 연상에 올린 음식들은 부부간의 관계에서 절개를 지키고 금슬이 좋게 생활하며, 많은 자식을 낳아 자손의 번영을 가져오고 또한 부부가 함께 오래도록 살기를 희망하는 의미들을 담고 있다. 이는 부부의 연을 맺는 첫 의례에 어울리는 음식 문화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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