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0권 자연과 정성의 산물, 우리 음식
  • 제2장 국가 의례의 음식
  • 6. 나라의 큰 슬픔, 국상을 치르다
  • 왕이 돌아가셨다
임혜련

국상(國喪)이란 왕과 왕비, 태상왕과 태상왕비, 왕세자와 왕세자빈, 왕세손과 왕세손빈이 사망하였을 때 치르는 상례를 의미하며, 오례 중에서 흉례(凶禮)에 해당한다. 왕의 환후가 위급해지면 임종 장소에 붉은 비단에 도끼 모양을 그려 꾸민 병풍인 보의(黼扆)를 설치한다. 왕이 대신과 왕세자에게 유언을 하면, 이를 받들어 대신들은 왕위를 세자에게 넘긴다는 왕의 유언장인 전위 유교(傳位遺敎)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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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돌아가시려 할 때면 머리를 동쪽으로 향하게 하고, 내시들이 몸을 잡는다. 이어 숨이 끊어진 듯하면 새 솜을 입과 코 위에 놓고서 살핀다. 이를 촉광례(觸纊禮)라고 하는데, 솜이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 완전히 숨이 끊어진 것으로 알고 모두 곡(哭)을 한다. 내시는 왕이 늘 입던 웃옷을 들고 지붕에 울라가 용마루를 밟고 서서 북쪽을 향하여 “상위복(上位復)”하고 세 번 외친다. 이것이 복(復), 또는 초혼 의식(招魂儀式)이라는 것으로 왕의 혼이 옷을 보고 다시 돌아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내시는 왕의 옷을 던져서 이를 받아 대행왕(大行王)의 위에 덮는다. 그리고 혼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 원하면서 장례 준비를 하였다.

왕세자 및 대군 이하는 모두 관(冠)과 웃옷을 벗고, 머리를 풀고 흰색의 옷(素服)과 흰 신발(素鞋), 그리고 거친 베로 만든 버선(麤布襪)을 착용한다. 이를 옷을 바꾸어 입는다 해서 역복(易服)이라고 한다. 그리고 3일 동안 먹지 않는다.

왕이 사망하면 병조에서는 대궐문 및 숙위해야 할 곳을 지킨다. 그리고 장례를 치를 임시 관청인 도감이 구성된다. 왕의 장례에 설치되는 도감으로는 왕의 시신을 안치하는 빈전의 제사와 호위를 담당하는 빈전도감(殯殿都監), 왕의 장례에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국장도감(國葬都監), 왕릉 축조를 담당하는 산릉도감(山陵都監)이 있으며, 각 책임자로는 조정 대신이 임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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