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0권 자연과 정성의 산물, 우리 음식
  • 제3장 특별한 날, 특별한 음식
  • 5. 남의 제사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 기제·차례·묘제의 제사 음식
윤성재

수많은 제사의 기본은 기일제이다. 기일제는 매년 4대 조상이 돌아가신 당일 새벽에 당사자에게 정침에서 지내는 제사로, 제사 하루 전에 재계 (齋戒)하고 진설하는 등 그 이하 절차를 예제에 따라 행하도록 되어 있다. 기제사 음식은 따로 제시된 것이 없고 사시제의 음식과 같다.188)황비수, 앞의 책, 제례(祭禮) 사시제(四時祭) ; 문옥표 외, 『조선시대 관혼상제(冠婚喪祭)』 5-제례편(祭禮篇), 한국 정신 문화 연구원, 2000, 52∼53쪽. 묘제를 지내는 음식은 기제사 때와 비슷하나 그보다 가짓수를 좀 더 줄여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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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의 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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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果) : 여섯 가지. 구하기 어려우면 네 가지나 두 가지

-포(脯) : 건어(乾魚)나 건육(乾肉)

-혜(醯) : 식혜나 젓갈(魚醢)

-소채(蔬菜) : 익힌 나물이나 김치

-청장(淸醬) : 간장인데 원래 『주자가례』에는 없었으나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이는 것이라 넣는다.

-초(醋)

-미식(米食) : 떡

-면식(麵食) : 만두 및 창면, 산면, 국수

-반(飯) : 밥

-갱(羹) : 지금 탕에 어육을 쓰게 되면 갱에는 나물만 써야 하고, 탕에 어육을 쓰지 않으면 갱에 마땅히 고기를 써야 한다.

-육(肉) : 가축과 산과 늪의 동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써도 좋다.

-어(魚) : 물에서 나는 것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써도 좋다.

-술

-적(炙) : 삼헌(三獻)에 각각 한 종류씩을 쓰되 분량이 많고 적음은 적당하게 한다.

-차(茶) : 우리나라 풍속에는 숭늉으로 한다.

좀 더 간단히 하면 다음과 같다.189)수산(綏山), 『광례람(廣禮覽)』 권2, 제례(祭禮) 시제(時祭) ; 문옥표 외, 앞의 책, 2000, 112쪽.

-과일 : 여섯 가지(마련하기 어려우면 네 가지 혹은 두 그릇으로 한다.)

-나물 : 세 가지(익힌 나물, 초친 나물, 담근 나물-김치)

-포(자반, 말린 생선, 문어, 전복 약포(藥脯), 해어(醢魚), 건치, 말린 생선알 등은 구해지는 대로 한 그릇에 담아 놓는다. 구차하게 마련할 필요는 없다.)

-식혜(食醯) : 한 그릇

-젓갈(하해(蝦醢), 석어해(石魚醢, 조기젓), 난해(卵醢, 알젓), 해해(蟹醢) 등은 구해지는 대로 얼려 한 접시이고, 구차하게 마련할 필요는 없다.)

-청장 : 한 종지

-생선과 고기 : 각각 한 그릇(혹은 끓인 국(湯) 혹은 저민 고기, 기름에 지진 것은 쓰지 않는다.)

-떡 : 한 쟁반

-국수 : 한 그릇

-메와 국 : 각각 한 그릇씩 따로 차린다.

-적 : 세 꼬치(고기 혹은 간으로 하나, 생선 하나, 꿩 혹은 닭 하나)

그리고 속절제에서는 각 명절의 절식(節食)을 제물로 올린다. 『시의전서』 음식방문 하권에 열두 달 각 절일 차례에 쓰는 시식 제물표(十二朔各節日茶禮所用時食祭物表)에 따르면, 설날(1월 1일)에는 떡국(湯餠), 대보름(1월 15일)에는 약밥(藥食), 삼짇날(3월 3일)에는 송편, 화전, 탄평채, 왜각탕, 한식에는 송편, 밤단자, 쑥꾸리, 단오(5월 5일)에는 증편, 깨 인절미, 유두(6월 6일)에는 수단, 골무편, 연계탕, 외무름탕, 추석(8월 15일)에는 송편, 중양(9월 9일)에는 무시루편, 화전, 밤단자, 무 왁저지, 동지에는 팥죽, 전약, 인절미, 탄평채를 시절 음식으로 차례상에 올린다고 되어 있다.190)이효지 외 엮음, 『시의전서』, 신광 출판사, 2004, 212쪽.

그렇지만 현재는 기일제와 속절제가 기본이 되고 있으며, 조선 중기 이 전에는 생일 제사도 활발하게 행해졌다. 사실 유교적인 예제에는 원칙적으로 생일 다례는 없기 때문에 당시 유학자들은 생일 다례가 예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하였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러한 생일 다례가 상당히 일반적으로 행해졌으며 17세기 후반까지 지속되었다.191)이순구, 「조선시대 여성의 일과 생활」, 『우리 여성의 역사』, 청년사, 1999, 195쪽. 윤행임은 비록 상중이었으나 10월 4일은 죽은 어머니의 생일이라 아침상식에도 평소보다 탕 3그릇, 과실 2그릇을 더하여 지냈다. 또한 오시(午時)에 차례를 지냈는데, 제품으로는 국수, 각색 떡, 약밥, 약과, 만두과, 다식과, 중계, 홍백산자, 홍백차수, 각종 사탕, 빈사과, 강정, 황률, 잣, 호두, 배, 홍시, 유자, 석류, 포도, 삶은 밤, 찐 대추, 각종 정과, 닭찜, 해삼찜, 갈비찜, 수육, 해전(蟹煎), 육회, 생복, 양탕, 족탕, 어탕, 치탕, 소탕, 해삼탕, 천엽탕, 계탕, 육적 두 꽂이, 어적 두 꽂이, 치적 한 마리, 포, 해이다. 약과는 손자 응현이, 만두과는 둘째 며느리 이씨가, 밤과 잣, 호두는 윤행임의 제자인 윤흥운이 마련하였다. 모두 42그릇을 차린 것이다.192)윤행임(尹行恁), 『읍혈록(泣血錄)』, 무오년(1798) 10월 4일 ; 문옥균 외, 『조선시대 관혼상제』 4 상례편(喪禮篇) 3, 한국 정신 문화 연구원, 2000, 2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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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모여재도(感慕如在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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