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0권 자연과 정성의 산물, 우리 음식
  • 제4장 명절 음식 , 그 넉넉함의 향연
  • 6. 햅쌀로 만든, 솔잎 향 그윽한 추석 송편
  • 하얀 속살 드러낸 토란국
이정기

토란국도 역시 추석 음식이며 전근대 시기 자료에서는 송편과 신도주만큼 쉽게 기록을 찾을 수 있다. 알처럼 댕글댕글하기 때문에 토란(土卵)이라고 하기도 하며, 땅속에서 줄기가 옆으로 뻗어가며 번식하기 때문에 토련(土蓮)이라고도 한다. 토란은 땅속에서 알줄기로 번식하며 보통 그것을 먹는다. 토란이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고려시대에 편찬된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이나 『동문선(東文選)』에 토란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늦어도 고려 때에는 식용하였을 것이다. 또한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으면서 식량이 부족했을 때에는 토란이 식량 대용이 되기도 하였다. 토란은 양력 7∼8월경에 수확하며 고온성 식물이므로 중부 이북 지방에서는 재배하기 어렵다. 그래서 추석 즈음에 수확한 햇토란으로 끓여낸 토란국은 예로부터 서울과 경기 지방의 대표적인 추석 음식으로 꼽히기도 하였다.

토란국은 『조선 요리 제법(朝鮮料理製法)』에 끓이는 법이 소개되어 있 는데, 쇠고기를 잘게 썰어 간장으로 간을 하고 토란은 껍질을 벗겨 미리 삶아서 익힌 후에 끓여 놓은 국에 넣고 다시 한 번 끓여내면 되는 맑은 국이다. 토란을 손질할 때에는 꼭 장갑을 끼고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손이 가렵거나 심하면 물집이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껍질을 깐 토란은 하얗고 매끌매끌한데, 공기 중에 그대로 두면 색이 변하므로 쌀뜨물에 담가 둔다. 그러면 색도 변하지 않고 토란 특유의 아린 맛도 우려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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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국
토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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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은 당질, 인, 염분, 칼슘 같은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으며, 섬유질이 풍부하여 소화를 돕고 변비를 예방해 준다고 한다. 추석에는 기름진 음식으로 과식하기 쉬운데, 토란국이 소화를 도와주니 제때에 맞는 매우 이로운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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