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2권 역사 속 외교 선물과 명품의 세계
  • 제5장 우리 먹을거리의 명품, 김치
  • 1. 김치의 역사
  • 제사 음식, 달래김치·무김치·미나리김치·죽순김치
김경옥

조선시대의 김치에 관한 용어는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서 쉽게 확인된다. 세종 때 김치에 관한 기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예조에서 제의(祭儀)를 제정하여 다음과 같이 보고하였다. …… 다음으로 제기와 음식을 진설하는데, 변(籩) 여덟 그릇을 왼편에 세 줄로 놓되, 오른편부터 놓는다. …… 두(豆) 여덟 그릇은 오른편에 세 줄로 놓되, 왼편부터 놓는다. 첫째 줄은 달래김치를 앞에 놓고, 젓갈을 다음에 놓으며, 둘째 줄은 무김치를 앞에 놓고, 사슴젓과 미나리김치를 다음에 놓으며, 셋째 줄 은 토끼젓을 앞에 놓고, 죽순김치와 생선젓을 다음에 놓는다.244)『세종실록』 권6, 세종 1년 12월 정축.

의정부에서 예조의 첩정(牒呈)에 의거하여 아뢰기를, “풍운뇌우(風雲雷雨)의 제사에 제기(祭器)와 찬구(饌具)를 진설하되, 매 신위마다 변 열 그릇이 왼쪽에 세 줄이 되게 한다. 두 열 그릇이 오른쪽에 있어 세 줄이 되는데, 왼쪽이 상(上)이 된다. 첫째 줄에는 구저(韮葅)가 앞에 있고, 담해(醓醢)·무김치·사슴고기젓이 그 다음이요, 둘째 줄에는 미나리김치가 앞에 있고, 토해(兎醢)·순저(筍葅)가 그 다음이다.245)『세종실록』 권84, 세종 21년 1월 을미.

세종 때에는 김치를 ‘저(葅)’라 표기하였다. 여기서 ‘저’란 채소를 소금에 절여서 숙성시킨 김치 무리를 말한다. 또 조선 전기에도 고려시대와 마찬가지로 달래김치·무김치·미나리김치·죽순김치 등이 제사 음식으로 진설되었음을 알 수 있다.246)중국의 『주례(周禮)』에 의하면, 종묘 제사 때 부추·순무·순채·아욱·미나리·죽순 등의 김치류가 진설도(陳說圖)에 등재되어 있고, 김치를 담그는 업무를 담당하였던 직책인 ‘혜인(醯人)’이 확인된다(이성우, 『동아시아 속의 고대 한국 식생활사 연구』, 향문사, 1994, 220쪽). 이렇듯 14∼15세기에는 자생하는 산나물이나 들나물 등을 김치 재료로 다양하게 이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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