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2권 역사 속 외교 선물과 명품의 세계
  • 제5장 우리 먹을거리의 명품, 김치
  • 3. 김치에 넣는 양념
  • 단군 신화에 등장하는 마늘
김경옥

마늘은 우리 민족의 시조 신화인 단군 신화에서 확인된다. 그만큼 우리의 식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마늘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에 “입추(立秋) 후에 산원(蒜園)에서 후농제(後農祭)를 지낸다.”라고 기술되어 있고, 고려 고종(재위 1213∼1259) 때 간행된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는 ‘산(蒜)’이라 등재되어 있다. 또 1433년(세종 15)에 펴낸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과 1527년(중종 22)에 지은 『훈몽자회』에서도 ‘산’이 확인된다. 마늘을 이용하여 만든 밑반찬으로는 마늘장아찌·마늘잎조림·마늘적·마늘술 등이 있다.

마늘은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한자로는 ‘산(蒜)’이라 한다. 『명물기략(名物紀略)』에 따르면, 마늘의 어원을 “맛이 매우 맵고 맹랄(猛辣)하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즉, 마늘의 맛이 잔혹할 만큼 매운맛이라는 의미이다. 마늘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 또는 이집트로 추정된다. 기원전 2500년경에 축조된 이집트의 피라미드 벽면에서 마늘이 확인되는데, 당시 피라미드를 축조할 때 동원되었던 노역자들에게 마늘을 나누어 주고, 그 양을 기록해 두었다고 한다.258)김상순, 앞의 책, 178∼204쪽.

한편, 단군 신화와 『삼국사기』에서 확인되듯이 우리나라에서 마늘을 재배한 역사는 오래된다. 마늘은 중국을 통해서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진(晉)나라 때 장화(張華)가 엮은 『박물지(博物誌)』와 1590년에 명나라의 이시진(李時珍)이 지은 『본초강목(本草綱目)』을 보면 “본디 중국에는 산산(山蒜)과 야산(野蒜)이 있었는데, 한나라의 장건(張騫)이 서역에서 포도·호두·석류·호초 등과 함께 산(蒜)의 새로운 품종을 가져왔다. 이 품종은 산(蒜)과 비슷하나 훨씬 크다. 이것을 ‘대산(大蒜)’ 또는 ‘호산(胡蒜)’이라 하고, 이전부터 있었던 산은 ‘소산(小蒜)’이라 하여 서로 구별하였다.”라는 내용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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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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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의 품종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한지형(寒地型)이고, 다른 하나는 난지형(暖地型)이다. 한지형은 우리나라 내륙 및 고위도 지방에서 가꾸는 품종으로, 싹이 난지형보다 늦게 난다. 가을에 심으면 뿌리는 내리나, 싹이 나지 않고 겨울을 넘긴 이후부터 생장한다. 저장성이 난지형보다 좋고 비늘줄기가 크며 인편의 수가 적어 우수하다. 난지형은 가을에 심어 뿌리와 싹이 어느 정도 자라서 큰 마늘로 월동하고, 봄에는 한지형보다 일찍 수확한다. 꽃대가 길어 마늘종으로 이용된다. 한지형 품종으로는 서산·의성·삼척의 재래종이 있고, 난지형 품종으로는 남해백·고흥백 등이 있다.

마늘의 종류는 올마늘(조생종의 햇마늘)·벌마늘(쪽이 많은 난지형 마늘)·육쪽마늘(쪽이 여섯에서 여덟 개인 한지형 마늘)·백마늘(수입종 마늘)·통마늘(줄기를 제거한 마늘)·쪽마늘(쪽을 분리한 마늘의 총칭)·깐마늘(껍질을 벗긴 마늘의 총칭)·암마늘(꽃장대가 없는 마늘)·수마늘(꽃장대가 있는 마늘)·장손마늘(마늘쪽이 열 개 정도로 비교적 작고 껍질이 연하여 마늘장아찌를 담그는 데 적당한 마늘) 등이 있다.

마늘 재배는 일반적으로 크고 병이 없는 종자마늘을 준비하여 남쪽 지방은 8∼9월, 내륙 지방은 9∼10월에 심는다. 8월 상순 이후에 마늘 종자를 15℃에서 2, 3일 정도 예비 처리한 다음, 다시 0∼5℃에서 60일간 냉장한다. 냉장된 마늘은 종자마늘이 되어 절기와 재배 방법에 따라 파종한다. 예를 들면, 냉동된 종자마늘을 10월에 심고 12월에 비닐 터널에서 재배하여 조기에 출하하는 ‘냉장에 의한 조숙 재배법’이 있는가 하면, 일반 재배기에 종자마늘을 파종하여 1월 말경에 비닐을 덮어 가꾸는 ‘조숙 재배법’, 그리고 봄에 마늘을 심어서 가꾸는 ‘봄 마늘 재배법’ 등이 있다. 수확한 마늘은 100개씩을 한데 묶어 통풍이 좋고 습기가 일정한 곳에 저장한다. 대체로 냉장은 0∼2℃에서 습도를 65∼70% 유지하면 6∼8개월간 저장이 가능하다.

마늘의 성분은 약 20%의 탄수화물과 아미노산의 일종인 알리인(alliin) 등이 함유되어 있다. 마늘의 효능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식생활 문화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실제로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은 우리나라의 쌀을 수탈하여 백미를 주식으로 먹었는데 이후 각기병으로 고생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백미 위주의 식생활을 하였지만, 각기병 발생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마늘을 많이 섭취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마늘의 냄새 성분인 알리신(allicin)에는 강한 항균 효과가 있어서 결핵균·호열자균·이질균·임질균에 대한 살균력이 뛰어나다.259)김상순, 앞의 책, 189∼198쪽. 마늘은 심장과 근육의 작용에 활력을 주고 체표면에 가까운 혈관을 확장하여 온혈(溫血)을 잘 도입하기 때문에 체표면의 온도를 보호하는 데 효과가 있다. 또한 매운맛이 강하여 위장 운동을 촉진시켜 식욕을 증진시키고, 변비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허약한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우리 민족은 여름철에 마늘을 가득 넣은 영계백숙을 애용해 왔다. 마늘은 불면증에도 효능이 있는데, 마늘이나 마늘술을 복용하면 몸이 따뜻해지고 정신적으로 안정되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아울러 마늘은 체내 콜레 스테롤을 저하시켜 동맥 경화증을 억제하여 고혈압에도 효능이 있다. 이 밖에 마늘에는 비타민 A, C와 식물성 섬유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체내의 과산화 지방의 생성을 방지하는 노화 방지 효능과 항암 효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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