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2권 역사 속 외교 선물과 명품의 세계
  • 제5장 우리 먹을거리의 명품, 김치
  • 4. 김치를 통해 본 의례와 문화
  • 김치의 저장
김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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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김치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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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달린 이중 항아리
전 달린 이중 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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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종류와 먹는 시기에 따라 독·중두리·바탱이·항아리 등 다양한 용기에 담아 저장하였다. 오직 정성으로 만든 항아리만이 김치 맛을 제대로 보존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김치 항아리 선택을 신중히 하였다.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항아리의 제작 시기이다. 우수와 경칩이 지나서 얼어 있던 땅이 녹으면 바로 그 흙으로 항아리를 빚어서 이듬해 봄에 제일 처음 구운 독이라야 냄새가 나지 않고 단단해서 김치 맛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고 믿었다. 또 김치를 항아리에 담기 전에 고춧대·고추씨·닥종이를 태워 그 연기로 항아리 내부를 소독하여 미생물의 번식을 예방하였다.272)이춘자·김귀영·박혜원, 앞의 책, 31∼33쪽.

이처럼 김치는 얼지 않아야 하고 시지 않도록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김치는 보관 온도가 조금만 달라져도 그 맛이 금세 변한다. 숙성 온도와 보관 온도에 따라 맛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김치 맛이 들기 전에 저장 온도가 조금 높아 버리면, 초산균이 급격히 번식하여 신 김치가 된다.273)김상순, 앞의 책, 119쪽. 김치는 약 5℃에서 숙성하여 4∼6주 동안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내용이 『농가월령가』에서 확인되는데, “김치 항아리를 짚에 싸서 땅을 깊게 파고 묻어 온도의 변화를 막았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특히 김치의 산패를 막기 위해 김치 항아리에 김치를 단단히 눌러서 넣고 맨 위에 우거지로 덮어서 김치와 공기의 직접적인 접촉을 차단하였다.

또 우리 조상들은 여름철에 우물이나 개울가에 김치 항아리를 담가 두거나, 겨울철 땅속에 김치 항아리를 묻어서 지열(地熱)을 이용하여 김치를 보관하였다. 김치 항아리를 톱밥이나 왕겨에 묻어서 저장하거나 스티로폼을 이용하여 플라스틱 김칫독에 이중벽을 만들어 김치를 저장하였으며, 최근에는 김치 전용 냉장고가 시판되면서 다양한 김치 저장법이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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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광
김치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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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배추가 온실에서 재배됨에 따라 김치 담그는 일은 계절의 변화에 크게 제한을 받지 않게 되었다. 더욱이 현대인들은 도시 집중과 아파트 생활을 하게 되면서 김치를 한꺼번에 많이 담지 않아도 된다. 주거 형태가 바뀌면서 김치 항아리를 땅에 묻을 수 없게 되자 김치 문화도 바뀌고 있다. 또 핵가족화와 시간에 쫓기는 맞벌이 가정에서 김치를 담글 여유가 없게 되면서 김치는 이제 공장에서 생산되어 각 가정에 보급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주문한 김치가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있다.274)최근에 개발된 통조림 김치는 상온에서 상품성이 유지되며, 유통 기간이 기존의 냉장 유통된 비닐팩 김치보다 6배가량 연장된다고 한다(『농수축산 신문』 2004년 12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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