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2권 역사 속 외교 선물과 명품의 세계
  • 제5장 우리 먹을거리의 명품, 김치
  • 4. 김치를 통해 본 의례와 문화
  • 김치의 문화 상품화
김경옥

김치는 채소를 발효시킨 식품으로, 겨울철에 채소의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부식이다. 김치는 재료나 숙성 조건에 따라 영양소의 변화가 다양하다. 김치의 주재료는 대개 칼로리가 적고 수분이 많으며 섬유소와 비타민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다. 배추·무·열무 등 녹색 잎은 비타민 A가 상당량 들어 있고, 고춧가루는 비타민 C가 많으며, 마늘은 살균력이 높은 성분이 들어 있다. 파 역시 마늘과 같은 자극 성분을 갖고 있으며, 파의 녹색 부분에 비타민 A, C 등이 함유되어 있다. 또 오이에 들어 있는 쓴맛은 소화를 돕고, 칼륨 성분은 이뇨 작용을 돕는다. 새우젓이나 멸치젓은 채소류에서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아미노산·지방질의 좋은 공급원이며, 김치 고유의 알칼리성은 체액을 중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특히 김치의 부재료로 가장 많이 첨가되는 굴은 ‘바다의 우유’라고 할 정도로 칼슘·철분·글리코겐·비타민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김치는 영양학적으로 저열량 식품이다. 당질과 지방질 함량이 낮고 식이 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하다. 칼슘·인·철분 등 무기질도 많다. 김치의 발효 과정에서 생긴 젖산과 젖산균은 항균성(抗菌性)·항돌연변이성(抗突然變異性)·항암성(抗癌性)의 효과를 지닌 물질이다. 특히 마늘·배추·고추 등에는 비타민과 무기질 이외에 다양한 약리(藥理) 성분이 들어 있다. 이 가운데 고추와 마늘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효과와 함께 혈전(血栓) 용해력이 높고 항산화(抗酸化) 작용을 한다. 따라서 김치는 채소 발효 식품으로 영양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건강식품이라 할 수 있다.275)이춘자·김귀영·박혜원, 앞의 책, 65∼66쪽.

이러한 이유로 김치는 우리 민족 최고의 발명품인 셈이다. 음식을 단순히 위장을 채우는 수단으로 이해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우리 민족의 전통 음식 자체가 문화 상품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전통 음식을 문화적으로 이해하여 상품화하자는 것이다. 우리의 음식을 가급적 전통에 맞게 재현하되, 지구촌 사람이면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문화 상품으로 개발해야 한다.

또한 김치는 음식 문화 콘텐츠로 개발할 수 있다. 김치 재료가 갖고 있는 자연스러운 색상은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한국의 미’를 담고 있다. 봄날 흰 쌀밥에 고추 양념이 듬뿍 들어간 배추김치는 흰색과 붉은색이 조화를 이루었으며, 여름철 꽁보리밥에 초록빛 열무김치, 가을날 갈색의 깻잎김치, 한겨울 백설기와 함께 먹는 연분홍 나박김치 등은 그 자체가 훌륭한 우리 민족 고유 빛깔의 조화이다. 최근 우리 민족의 식습관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의 입맛’이 세계의 음식 수준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한다. 우리 민족의 건강식품이자 문화유산인 김치를 문화 상품으로 개발함과 동시에 독특한 김치 문화와 의례를 계승 발전시켜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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