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유역에 있는 구의동 요새는 551년(양원왕 7)에 백제의 공격을 받고 완전히 불탔기 때문에 당시의 무기를 비롯한 군용품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고구려의 요새 유적이다.45)구의동 보고서 간행 위원회, 『한강 유역의 고구려 요새-구의동 유적 발굴 조사 종합 보고서-』, 1999. 따라서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을 통해 당시의 병제와 요새의 기능을 엿볼 수 있다.
우선 구의동 요새에서 출토된 무기류를 살펴보면, 전소된 요새 내부에서 철창 10점과 철도 2점, 철촉 1,300여 점이 수습되었다. 일반적으로 장식이 없는 철도는 하위 군관이 패용하던 것으로 파악되고, 철창은 ‘1병사 1소지’ 원칙이 적용되는 기본 병기이다. 그렇다면 이 요새에는 다섯 명을 기본으로 하는 군대 편제의 최소 단위인 오(伍)가 두 조(組) 주둔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들의 임무는 투석기를 다루었던 포(砲) 부대로 추측할 수 있다. 왜냐하면 투석기를 설치하기 위한 공간인 돌출부 두 곳이 강 쪽을 향하여 있고, 투석기에 사용하였을 머리 크기의 돌을 쌓아 둔 돌무더기(石壇)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삼국 후기에는 투석기를 배치하여 수성전에 널리 사용하였으며, 이를 다루는 전문 부대가 존재하였던 것을 알 수 있다.46)김성태, 앞의 글, 2006, 158∼15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