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4권 나라를 지켜낸 우리 무기와 무예
  • 제1장 고대의 무기와 무예
  • 4. 고대에 틀을 다진 전통 무예
  • 마상 무예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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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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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에 가장 권장되고 성행한 마상 무예는 기사술이다. 이 기사술은 말타기와 활쏘기가 결합한 복합 무예이다. 그러므로 고도의 숙련과 기예가 요구되었다. 기마전이 전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던 삼국시대의 전장에서 기사술은 전투 수행 능력의 핵심이었다. 삼국시대 기사술의 일면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자료는 무용총의 수렵도(狩獵圖)이다. 이 수렵도는 말을 질주하면서 각궁의 활시위를 귀에까지 바짝 당기어 우는살인 명적을 발사하려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궁수(弓手)가 안장에 앉은 채 상체만 뒤로 틀어 활을 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런 사법(射法)은 덕흥리 벽화 고분의 수렵도 등 고구려 벽화 고분의 수렵도 곳곳에서 확인되고, 백제 금동 대향로의 기사도 및 경주에서 발견된 수렵문전에도 보이는데, 이것은 통일되고 체계화된 삼국시대의 전형적인 사법으로 보인다. 이런 사법은 ‘파르티안 샷(Phartian shot)’으로 알려진 기사술로, 기원전 2세기 이란의 북동부에서 로마와 대적하여 크게 위세를 떨친 파르티아에서 시작된 기술이며, 실크로드를 통하여 동아시아에 전해진 것으로 추측된다.

기창술에 관한 자료는 매우 부족하지만 삼실총 공성도의 전투 장면은 좋은 자료가 된다. 이 그림에는 성 밖 동쪽에 두 명의 중무장 기마 무사가 성을 향하여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는 광경이 묘사되어 있는데, 그 중 앞선 갈색의 기마 무사는 약간 뒤진 검은색의 기마병에게 쫓기고 있다. 앞선 기마 무사는 갈색의 투구를 쓰고 갈색의 찰갑을 입었으며 오른쪽에 기마용인 삭을 쥐고 왼손으로는 뒤쫓는 듯한 기마 무사가 찌르는 자루의 윗부분을 잡고 상반신을 말목 가까이 앞으로 구부리고 뒤돌아보면서 말을 달리고 있다. 이 기마 무사의 머리 위에는 갈색의 장폭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뒤쫓는 듯한 기마 무사는 좌우 양쪽에 뿔 같은 것이 달린 검은 투구를 쓰고 검은 찰갑을 입었으며, 두 손으로 꼭 쥔 삭으로 앞선 개마 무사를 찌르려고 상반신을 구부리고 말을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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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문양과 기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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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흥리 고분 벽화의 수렵도의 기사도
덕흥리 고분 벽화의 수렵도의 기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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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성도는 기창술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중요한 사실을 보여 준다. 이 그림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도망가는 기마 무사가 뒤쫓는 듯한 기마 무사가 찌르는 삭의 윗부분을 잡고 있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단순히 보면 별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삭과 관계된 기술(技術)로서 빈손으로 적의 삭을 빼앗는 ‘공수탈삭(空手奪矟)’과 연결할 수 있다. 즉, 중무장 기마병이 삭을 마상에서 사용할 때에 적의 삭을 빼앗아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것도 하나의 기술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가장 영광스러운 장면을 그린 무덤의 벽화에 이를 남긴 것은 ‘탈삭(奪矟)’이 기창술에서 매우 고난도의 고급 기술이었을 가능성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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