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4권 나라를 지켜낸 우리 무기와 무예
  • 제3장 부국강병의 토대, 조선 전기의 무기와 무예
  • 3. 위기 속의 무기
  • 화차와 거북선
  • 변이중 화차
박재광

조선 전기는 크게 보면 평화로운 시대라 할 수 있지만 남북의 변방에서 이민족의 침입은 빈번하게 발생하였고, 급기야는 임진왜란이라는 대전란을 겪기도 하였다. 조선은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화차와 같은 다연장 발사기의 개발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실전에서 효능이 입증되기도 하였다.

성종 때 여진 정벌 과정에서 적의 포위망을 뚫고 진격하여 적을 격퇴하는 데 화차가 활용되었고, 임진왜란 때에도 화차의 활용이 적극 검토되었다. 특히 행주산성 전투에서 권율(權慄)은 변이중(邊以中)이 제작하여 지원한 화차 40량을 운용하여 일본군에 비해 절대적 열세였던 상황을 극복하고 큰 승리를 이끌어 냈다. 이렇듯 화차의 활용이 늘면서 화차에 탑재되는 화기도 성능이 우수한 최신의 화기로 대체되었다. 성종대에는 화차에 탑재되는 사전총통 대신 주자총통 50정을 장착되었고, 선조대에는 승자총통을 장착하였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제작된 변이중 화차는 이전의 화차와는 다른 독특 한 형태였다. 먼저 문종 화차와 달리 당시 시중에서 널리 쓰고 있던 수레를 기본적으로 활용하였다. 이는 전란 중이었기 때문에 별도의 특수한 수레를 제작하기보다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수레를 활용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또 화기 발사틀을 대폭 개량하여 네 방면에 방호벽을 설치한 후 전면과 좌우측에 40개의 화기를 장착하였다. 또한 각 방호벽에 관측구(觀測口) 하나씩을 설치하여 내부에 있는 포수가 화차 밖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이 화차가 적에 대한 살상력 증대를 위해 전문화된 기능성과 전술적 운용에 중점을 두고 개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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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중 화차
변이중 화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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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는 오늘날의 다연장 로켓과 유사하여 재래식 야포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넓은 지역을 일거에 초토화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다. 현대에 들어와 다연장 로켓이 위력을 발휘하게 된 것은 제2차 세계 대전 때부터이다. 이보다 수백 년 전에 개발하여 운영된 조선의 화차는 각종 화기를 장착하고 좁고 험한 도로에서도 쉽게 기동하여 막강한 화력을 집중시킬 수 있었으며, 군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칼·창·방패를 갖춘 기동 전투 수단으로서 같은 시기 유럽의 어느 전차와 비교해도 무장과 전투력 측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았던 위력적인 병기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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