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4권 나라를 지켜낸 우리 무기와 무예
  • 제4장 부흥의 초석, 조선 후기의 무예와 무기
  • 3. 표준 무예의 보급
  • 창, 칼, 주먹, 기예
  • 도검류
장필기

『무예도보통지』 권2와 권3에는 교전편을 포함하여 베기 위주인 도검류 12기가 소개되어 있다. 권2에 쌍수도, 예도, 왜검, 교전 4기가, 권3에 제독검, 본국검, 쌍검, 마상쌍검, 월도, 마상월도, 협도, 등패 등 8기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도(刀)는 한 날 칼, 검(劍)은 양 날 칼을 말한다. 도가 베는 것을 위주로 한다면 검은 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찌르기 위주라고 할 수 있다. 왜구가 쓰는 검은 찌르기보다는 베기 위주였다. 왜검보는 한 날 칼인 예도로 그려져 있다. 후세에는 도와 검이 혼용되어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쌍수도는 중국에서 왜구의 침략을 통해 받아들인 무예이다. 본래 이름이 장도(長刀)이듯이 칼날의 길이가 커서 두 손으로 잡고 사용하는 검이다. 쌍수도의 세를 보면 견적출검세(見賊出劍勢), 지검대적세(持劍對賊勢), 향좌방적세(向左防賊勢), 향우방적세(向右防賊勢), 향상방적세(向上防賊勢), 향전격적세(向前擊賊勢), 초퇴방적세(初退防賊勢), 진전살적세(進前殺賊勢), 진좌세(進坐勢), 식검사적세(拭劍伺賊勢), 섬검퇴좌세(閃劍退坐勢), 휘검향적세(揮劍向賊勢), 재퇴방적세(再退防賊勢), 삼퇴방적세(三退防賊勢), 장검고용세(藏劍賈勇勢) 등이다.

예도는 본래 이름이 단도(短刀)이다. 칼날의 길이가 3척 3촌이며 자루의 길이가 1척으로 총 무게는 1근 8냥이라고 하였다. 예도의 세는 모두 52개나 된다. 그러나 『무예도보통지』 총보에서는 『무비지』의 조선 세법 24세 중 13개만이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예도는 『무비지』를 통해 조선에 소개된 뒤 이를 다시 보로 만들어 훈련에 적용한 듯하다. 왜냐하면 『무예도보통지』의 범례에서 “이미 모씨(茅氏)의 세법으로 도보를 만들었으나 지금 연습하는 보와 아주 다른 까닭에 부득불 금보(今譜)로써 별도로 총보를 만들었다.”라고 한 것을 통해 그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왜검은 모원의(茅元儀)가 “일본도는 크고 작고 길고 짧은 것이 같지 않다.”335)『무예도보통지』 권2, 왜검(倭劍).고 말하듯 사람마다 패도(佩刀)라고 하는 장도(長刀) 한 자루와 두 개 의 작은 칼을 함께 꽂아 두고 있다가 쓰는데, 길이가 한 자(尺)인 것을 해수도(解手刀)라 하고, 한 자가 넘는 것을 급발(急拔)이라 하여 자도(刺刀)로 쓴다고 하였다. 왜도는 매우 강하고 날카로워서 중국 칼이 미치지 못하고, 칼의 크고 작음을 막론하고 반드시 자루의 한 면에는 이름을 새기고, 다른 한 면에는 자호(字號)를 새겨 넣었다고 한다. 일본 전통 사회에서는 칼을 찬 무사들이 지배 계급이었기 때문에 칼의 문화를 대단히 숭상하였음을 알 수 있다. 왜검의 특색은 제독검, 쌍수도, 예도, 본국검 같이 세를 통하여 동작을 설명하지 않고 세 없이 동작에 대한 설명만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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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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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독검은 낙상지(駱尙志)의 휘하 장육삼(張六三) 등 10명을 교사로 뽑아 창검, 낭선 등의 기예를 연습할 때, 낙상지가 이여송(李如松) 제독의 휘하에 있었으므로 제독검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나왔다고 하였다.336)『무예도보통지』 권3, 제독검(提督劍). 제독검에서 쓰는 14세는 이여송이 만든 세법이라고 전한다.337)『무예도보통지』 권3, 제독검.

본국검은 모두 24개 세인데, 기존 중국의 검법과 예도 등의 기술을 본받아 다시 만든 기법이다. 하지만 『무예도보통지』에서 신라의 황창랑(黃倡郞) 고사를 인용하면서 기원을 조선에 두고자 한 의도는 조선 세법에 맞게 재구성하였음을 뜻하는 것 같다.338)『무예도보통지』 권3, 본국검(本國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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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검보
쌍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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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검은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중국 군사의 쌍검을 인상 깊게 보고서 쌍검 교습을 훈련도감에 전교하는 내용으로 보아 중국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마상쌍검의 세는 중국의 역사적 인물들인 항우(項羽)·손책(孫策)·한고조(漢高祖)·관운장(關雲長) 등과 관련지어져 만들어졌다. 또한 마상 무예는 말을 타고 달리면서 하는 동작으로서, 정면에서 측면이나 후방에까지 칼날 또는 편곤을 후리는 동작, 정면에서 좌우로 검이나 편곤을 돌려서 방어하는 동작 등이 있다. 이것으로 보아 마상쌍검세는 보병이 사용하는 쌍검이나 편곤과는 분명 다른 동작이다.339)김산·김주화, 『무예도보통지』의 세에 대한 연구」, 『체육사 학회지』 13, 한국 체육사 학회,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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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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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도란 달이 누운 것과 같은 모양을 한 언월도(偃月刀)를 말하는 것으로 눈썹이 뾰족한 것과 같다고 하여 미첨도(眉尖刀)라고도 한다. 협도를 중국에서는 미첨도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장도(長刀)라고 한다. 언월도와 협도는 베기를 주로 하는 검이지만 제독검, 쌍수도, 예도, 본국검과는 다르게 기본적으로 긴 자루를 이용하여 크게 베는 법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세도 많은 부분에서 다르게 되어 있다. 협도는 월도에 비해 작은 칼날을 가지고 있어 날렵할 뿐만 아니라 창류의 찌르기 특성도 갖고 있다. 따라서 칼 솜씨가 뛰어 난 왜인들의 칼 쓰는 법을 알고 능히 막을 수 있는 것은 오직 관왕(關王, 관우)의 언월도가 제일이라고 하였다.340)『무예도보통지』 권3, 월도(月刀). 마상월도는 길어야 하였으므로 앞쪽으로는 말 머리를 지나야 하고 뒤로는 말 꼬리를 지나야 하였다.341)『삼재도회(三才圖會)』 기용(器用) 권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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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패는 등나무로 엮은 방패의 일종으로, 『무예도보통지』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오래되고 굵은 등(藤)나무로 손가락 굵기만한 것 을 사용하여 골조를 만들고 등나무 껍질로 엮는데, 가운데는 바깥쪽으로 돌출하게 하고 안은 비어 있게 하여 화살이 들어와도 사람 손과 팔에는 미치지 않는다. 가장자리가 높게 나와 비록 화살에 맞더라도 미끄러져 사람에게는 미치지 않는다. 안쪽에는 등나무로 상하에 두 고리를 만들어 잡을 수 있다.”342)『무예도보통지』 권3, 등패(籐牌).고 하여 병사마다 등패 하나, 요도(腰刀) 한 자루, 표창(匧槍)을 가지고 있다 하였다. “등패는 반드시 낭선의 아래에 두어야 하는데, 낭선이 없으면 장기(長器)에 제압된다.” 하였다.343)척계광, 『기효신서』 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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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패-앞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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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패-옆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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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패는 최전방에 서서 장창, 당파, 낭선 등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방어를 해 주고 전진할 때 적의 공격에서 자신과 다른 요원들을 방어하는 역할도 하였다.344)김산·김주화, 앞의 글. 모원의가 『무예도보통지』에서 “근래 조선인이 등패로 조총을 막을 수 있다.”345)『무예도보통지』 권3, 등패.고 하였으나, 『무비지』에는 오히려 “등나무로 패를 만드는 방법이 근래 남방에서 나왔는데, 비록 총알은 막을 수 없지만 화살·돌·창·칼을 모두 막을 수 있어서 갑옷과 투구를 대신할 수 있다.”346)『무비지』 권87, 패.고 하였다. 등패는 쌍수도, 예도, 왜검, 교전, 쌍검, 제독검, 본국검, 마상쌍검 등과 더불어 모두 요도를 쓰고 있다. 요도란 일반적으로 패용에 편리하도록 칼집과 고리가 있는 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환도(還刀)를 말한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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