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陣)은 전투할 때 취하는 군대의 전투 대형을 말한다. 여기서 설명하고자 하는 화거루진(火車疊陣)과 화거방진(火車方陣)은 조선 후기에 실전에서 사용하던 화거 작전이다. 화거루진은 적과의 정면 대결에서 아군이 우세를 점하고 공격할 때 주로 쓰는 전법이고, 화거방진은 적군에게 포위당하여 아군이 불리할 때 이것을 헤쳐 나가기 위한 전법이라고 할 수 있다.
화거루진법은 제일선에 화거 100량과 목화수거 20대를 일(一) 자로 배치하여 적과의 정면 대결에서 우세한 화력으로 적을 제압한 후에 주 병력을 투입하는 작전이다. 화거방진법은 네모 모양으로 진을 이루고 각 방면에 화거 25량과 목화수거 4대를 배치하여 방어 작전에 활용하는 진법이다. 사방을 포위한 적군이 공격해 올 때 각 방면의 대적 상황에 따라 대응해서 발사하는 작전을 사용하였다. 즉 전세가 불리할 경우에 본진에 대한 장벽 기능을 하였다.
박종경이 『융원필비』를 서술하면서 여러 종류의 책을 섭렵하고 참고하였지만, 가장 많이 참고한 책은 우리나라의 『화포식(火砲式)』·『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 중국의 『무비지』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기존의 무기 관련 서적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제도를 현실에 맞추어 가감하기도 하였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내용을 그대로 전재(轉載)하기도 하였다. 그 내용을 비교하여 정리한 것이 표 ‘『융원필비』와 『화포식언해(火砲式諺解)』·『무예도보통지』·『무비지』의 내용 비교’ 이다.
『융원필비』는 무기를 설명하고 제작법 등을 기술한 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예는 흔치 않다. 우리나라에서 무기 관련 서적으로서 꼽을 수 있는 것은 『융원필비』를 비롯해서 『국조오례서례(國朝五禮序例)』, 『신기비결(神器秘訣)』, 『화포식』, 『무예도보통지』, 『훈국신조군기도설(訓局新造軍器圖說)』, 『훈국신조기계도설(訓局新造機械圖說)』 등이 있다. 기타 개인적인 문집이나 저술에 있어서도 부분적으로 특정 무기를 설명하고 있거나 또는 여러 종류의 무기를 개략적으로 소개한 내용이 있는데, 그 가운데에는 참신한 경우도 있지만 그 대부분이 신뢰성이 떨어지므로 위에서 서술한 책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면에서 살펴볼 때, 『융원필비』가 한국 무기 발달사에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구분 | 융원필비 | 화포식언해 | 무비지 | 무예도보통지 |
서문류 | 서문 | |||
기계총론 | ||||
화기류 | 천자총통 | ○ | ||
지자총통 | ○ | |||
현자총통 | ○ | |||
황자총통 | ○ | |||
별대완구 | ||||
대완구 | ○ | |||
중완구 | ||||
대장군전 | ||||
장군전 | ||||
차대전 | ||||
피령전 | ||||
동거 | ||||
비진천뢰 | ○ | |||
단석 | ||||
수철연의환(부 연환) | ||||
조총 | ||||
비몽포 | ○ | |||
찬혈비사신무통 | ○ | |||
매화(부 주화) | ||||
목통 | ||||
화룡권지비거 | ○ | |||
화거 | ○ | |||
봉인류 | 이화창 | ○ | ||
화창 | ○ | |||
소일와봉 | ○ | |||
신기만승화룡도 | ○ | |||
환도 | ||||
환자창 | ○ | |||
도도 | ○ | |||
삼릉창 | ○ | |||
무차 | ○ | |||
용도창 | ○ | |||
사모 | ○ | |||
아항창 | ○ | |||
마병창 | ○ | |||
편곤 | ○ | |||
간각칠궁 | ||||
장전(부 통아·편전) | ○ | |||
갑주 | ||||
장패 | ||||
진류 | 화거첩진도 | |||
화거방진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