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4권 나라를 지켜낸 우리 무기와 무예
  • 제5장 국권 수호에 나선 무기와 무예
  • 4. 체육 활동
  • 놀이로서의 체육
강신엽

조선시대에는 이전 시대에 비해 생활·풍속 놀이의 종류가 늘어나는 등 내용면에서 크게 발전하였다. 이전 시기의 문헌에 보이지 않던 줄다리기와 같은 농경 세시 놀이들이 출현하고, 각 지방의 독특한 역사적 경험이나 풍속에서 유래한 특색 있는 놀이도 등장하였다. 게다가 여성들 위주의 놀이가 늘어나, 그네뛰기처럼 이전 시기부터 행해진 놀이 외에 널뛰기, 놋다리밟기, 강강술래 등이 성행하였다. 널뛰기는 남성에 비해 육체적 활동이 부족한 여성들의 신체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적합한 놀이였으며, 그네뛰기 는 대규모의 인원이 참가하는 경기 대회로까지 발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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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활·풍속 놀이 외에도 순수한 놀이의 차원에서 행해진 아이들의 놀이도 많이 출현하였다. 줄넘기처럼 오늘날의 체육 개념에 가장 합치되는 놀이와 겨울철에 주로 즐기던 썰매타기,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이 그것이다. 제기차기는 주로 한 발로 온몸을 지탱하면서 오래도록 전신의 평형을 유지해야 하면서 발을 손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다리 근육을 단련할 뿐만 아니라 전신의 활동 기능을 발전시키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인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장치기, 씨름, 축국(蹴鞠) 등과 같이 체력 소모가 큰 놀이도 즐겼다. 장치기는 격구, 타구(打毬)와 마찬가지로 공을 치면서 노는, 요즘의 하키와 같은 운동 경기이다. 씨름은 정식 경기로 하는 샅바씨름과 일반 민간에서 유행하던 장난씨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장난씨름은 샅바 없이 하는 민둥씨름과 서서 하는 선씨름으로 구분할 수 있다.407)도유호 외, 주강현 해제, 『북한 학자가 쓴 조선의 민속놀이』, 푸른 숲, 1999, 145∼151쪽. 축국은 집단적 운동 경기의 하나로서 육체를 단련하고 집단적인 연대성을 배우며 조직적인 활동을 배양하기도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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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전통시대 놀이로서의 체육은 본래 생산 활동 및 전투 행위와 구별되지 않은 채 행해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생산 활동 및 전투 기술에서 분화된 놀이 체육이 성행하였으며, 차츰 놀이 그 자체에서 단지 즐거움을 추구하 는 놀이 체육도 생겨났다. 그러나 전통 사회의 놀이 체육은 오늘과 같은 체육으로까지 발전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농경 사회에서는 삶의 대부분이 여전히 생산 활동에 맞춰질 수밖에 없었고, 공동체적인 생활 양식에 커다란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시의 놀이 체육은 사람들의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만 아니라 삶의 활력을 되찾는 수단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전통 사회의 놀이 체육은 현대 체육에서 추구하는 신체 기능의 발달과 정서적 발달이라는 목표를 제한적으로나마 성취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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