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5권 하늘, 시간, 땅에 대한 전통적 사색
  • 제2장 시간의 측정과 보시
  • 4. 시계의 종류와 시간 측정
  • 주야 겸용의 별시계, 일성정시의
문중양

세종 때의 천문 기구 제작 프로젝트는 1432년(세종 14)부터 시작해서 1437년(세종 19) 무렵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른다. 즉, 혼의·혼상을 비롯해서 규표·해시계·물시계 등의 각종 기구가 모두 만들어졌다. 그런데 세종은 낮에는 해시계로, 밤에는 물시계(자격루)로 시간을 알려 주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았는지, 낮과 밤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시계의 제작을 특별히 명한다. 이로써 독창적인 일성정시의가 1437년 4월에 개발되었다.

일성정시의의 구조와 원리는 종합 관측 기구인 간의(簡儀)를 응용한 것이다. 즉, 간의에서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장치만을 분리하여 해와 별의 관측을 통해 시간을 알 수 있도록 개량한 것이다. 그 대강의 형태와 원리를 살펴보자. 전체적인 형태는 용(龍)이 시반에 해당하는 환(環)들을 지탱하는 형상이다. 시반으로는 세 개의 환, 즉 주천도분환(周天度分環)·일구백각환(日晷百刻環)·성구백각환(星晷百刻環)이 적도면에 평행하게 겹쳐서 하나의 바 퀴 덩어리를 이루고, 그 위에 망통인 계형(界衡)이 붙어 있는 모습이다. 이 세 개의 환 위에 붙어 있는 계형으로 해와 별을 관측하여 세 개의 환 위에 적혀 있는 눈금을 읽는다. 환의 가운데에는 두 마리의 작은 용이 천구의 북극을 향해 정극환(定極環)을 떠받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이 정극환은 외환과 내환 두 개의 환으로 이루어져 있고, 두 환 사이에 북극성 주위의 별들이 오도록 해서 일성정시의를 적도면과 천구의 축에 맞춘다. 마지막으로 정극환의 양변과 시반 위의 계형 양 끝을 사진의 모양과 같이 되도록 모두 연결한다. 정극환에서 계형으로 늘어뜨린 두 실이 해와 별을 관측하는 장치가 된다. 즉, 두 실과 별이 일직선에 오도록 맞추고, 계형 밑의 시반 위 눈금을 읽으면 그것이 바로 시간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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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성정시의의 시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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