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5권 하늘, 시간, 땅에 대한 전통적 사색
  • 제2장 시간의 측정과 보시
  • 5. 물시계, 자격루와 옥루
  • 자격루의 구조와 원리
문중양

자격루의 구조는 크게 물 항아리와 부전(浮箭), 그리고 자동 시보 장치로 이루어져 있다. 물 항아리와 부전은 전통적인 물시계에 다 있는 것이지만, 여기에 딸린 자동 시보 장치는 과거의 물시계에는 없던 매우 복잡한 기 계 장치였다. 이 기계 장치는 김돈의 흠경각기(欽敬閣記)와 김빈(金鑌)의 보루각기명서(報漏閣記銘敍)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81)김돈(金墩)의 「흠경각기(欽敬閣記)」 전문은 『세종실록』 권80, 세종 20년 1월 임진에 수록되어 있다. 그야말로 그림만 없을 뿐 세세한 기계 부품들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어 이를 토대로 오래 전부터 전문가들이 복원 연구를 거듭해 왔다.82)대표적으로 남문현·한영호 교수 팀의 복원 연구 성과의 내용은 남문현, 「세종조의 누각(漏刻)에 관한 연구-보루각 자격루(報漏閣自擊漏)-」, 『동방학지』 57, 연세대학교 출판부, 1988, 53∼94쪽 ; 남문현, 『한국의 물시계』, 건국대학교 출판부, 1995 ; 남문현, 「김돈의 「보루각기(報漏閣記)」에 대하여-자격루의 원리와 구조-」, 『한국사연구』 101, 한국사연구회, 1998, 75∼114쪽을 참조할 것. 이러한 관련 사료와 전문가들의 복원 연구에 근거해서 자격루의 구조와 원리를 살펴보자.

장영실이 만든 자격루는 물을 대는 파수호로 크고 작은 항아리 네 개를 썼다. 이는 물론 일정한 유압을 유지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유압을 일정하게 하는 데 파수호 여러 개로는 부족하며, 마지막 파수호에 플로트밸브 또는 오버플로 장치가 되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재 자격루 사료에 의하면 명확하게 무엇이라 단정하기 힘들다. 물을 받는 수수호는 두 개인데, 번갈아 사용함으로써 하루 종일 쉼 없이 연속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수수호에는 구슬을 걸칠 수 있도록 만든 방목(方木)을 설치하고, 이 방목 안에서 부전이 떠오르게 하였다. 그리하여 물이 차오르면서 부전이 방목 안의 구슬을 떨어뜨린다. 수수호의 방목에서 떨어진 구슬은 시보 장치로 흘러들면서 복잡한 제어 장치를 거쳐 종을 쳐서 시간을 알리기도 하고, 시신(時神)을 시보 장치 바깥으로 드러내게 해서 시간을 알리기도 하였다.83)자격루의 구조와 원리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남문현, 앞의 논문과 책을 참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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