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6권 장시에서 마트까지 근현대 시장 경제의 변천
  • 제4장 근현대 서울의 상권과 상품 유통
  • 4. 현대 서울의 시장과 상품 유통
  • 서울 상권의 재편
김세민

광복 이후 서울의 상권에는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일제 강점기에 제1, 제2, 제3호 등으로 분류하였던 시장 규칙과 달리 광복 이후에는 공설 시장, 사설 시장, 백화점 등으로 구분하였다. 공설 시장은 일제 강점기에 설치한 제2호 공설 시장을 중심으로 해서 도매 시장, 소매 시장, 가축 시장 등으로 세분화되었다. 사설 시장은 전통적인 남대문 시장, 동대문 시장 등과 광복 이후 새로 설립된 사설 시장을 합친 총칭이었다.

6·25 전쟁 이후에는 상인 구성도 크게 바뀌었다. 규모가 큰 자본가는 줄어들었고, 새로 시장에 들어온 상인들이 70% 이상을 차지하였다. 도매상과 소매상의 비중에도 변화가 일어나 소매상이 10분의 9를 차지하였다. 공설 시장으로는 경성 중앙 도매 시장의 후신으로 서울 중앙 도매 시장이 있었고, 남대문, 동대문, 청량리, 영등포 일대에 대규모 위탁 도매 시장이 형성되어 상권을 장악해 나갔다. 공설 시장은 일반 소매 시장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화원, 용산, 마포, 서대문, 영등포, 관동, 통인, 신당동, 영등포 제2, 돈암동, 혜화동, 미아리, 영등포 삼구 공설 시장 등 13개가 있었다. 이들 공설 시장은 대부분 일제 강점기에 설립된 것이었으나 미아리 공설 시장과 영등포 삼구 공설 시장은 광복 이후 세워졌다. 공설 시장은 점포 수가 대부분 10∼40개 정도의 소규모 시장이었으나 영등포 시장은 213개, 영등포 삼구 공설 시장은 130개의 점포를 가진 대형 시장이었다. 그 밖에 공설 가축 시장으로는 동대문 가축 시장과 영등포 가축 시장 등 두 곳이 있었고, 1961년에는 마장동 시립 도축장을 개장하였다.

사설 시장으로는 전통적으로 내려온 남대문 시장, 동대문 시장과 일제 강점기부터 광복 이후까지 설립된 30여 개 이상이 있었다. 사설 시장 가운데 신당동에 설립된 성동 시장은 1949년 말 309개의 점포가 있어 가장 점포가 많은 시장이었다. 청량리 시장과 남대문 시장은 250개가 있었고, 동대문 시장은 209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었다. 시장의 수와 규모를 비교해 볼 때 광복 이후 서울의 상권은 사설 시장이 주도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250)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 앞의 책, 2007, pp.22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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