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6권 장시에서 마트까지 근현대 시장 경제의 변천
  • 제4장 근현대 서울의 상권과 상품 유통
  • 4. 현대 서울의 시장과 상품 유통
  • 상권과 유통, 결재의 다양화
김세민

재래시장과 상가, 백화점 등으로 단순하던 상권은 1960년대 슈퍼마켓의 등장과 1970∼1980년대 하이퍼마켓 개점 그리고 최근 대형 할인점, 편 의점 등이 나타나 더욱 다양화되었다. 우리나라에 슈퍼마켓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64년 10월 개점한 한국 슈퍼마켓이지만, 1968년 6월 서대문구에 개점한 뉴서울 슈퍼마켓과 같은 해 8월 을지로 삼풍 상가 지하 매장에서 문을 연 삼풍 슈퍼마켓이 본격적인 슈퍼마켓이라 할 수 있다. 뉴서울 슈퍼마켓은 경영 미숙으로 1년여 만에 문을 닫았으나 삼풍 슈퍼마켓은 성공을 거두었다. 삼풍 슈퍼마켓의 성공 이후 미도파, 보광, 제일, 코스모스 등이 잇따라 슈퍼마켓을 개점하였다.268) 신세계백화점, 앞의 책, 1992, p.329.

슈퍼마켓과 아울러 대형 할인점도 등장하였다. 이는 셀프서비스에 의한 대량 판매 방식을 이용하여 시중 가격보다 20∼30% 싸게 판매하는 종합 할인점이다. 농수산물에서 공산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갖추어 회원제 창고업 형태와 함께 유통업체를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할인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3년 11월 창동에 개장한 이마트이고, 이후 다양한 형태의 할인점이 속속 등장하였다. 1994년 4월에는 영등포구 당산동에 2001 아울렛이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개장하면서 식료품을 취급하는 한 층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의류 매장으로 꾸며 의류 전문 할인 매장으로 특화하였으며 최고 80%까지 할인 판매하였다.

이어 신세계 백화점이 1994년 10월 양평동에 프라이스 클럽이란 이름으로 처음 개점하였고, 이어 1995년 6월 1일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뉴코아 백화점의 킴스 클럽이 서초구 잠원동에 문을 열었다. 킴스 클럽의 특징은 1995년 10월부터 국내 최초로 24시간 영업을 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1960년대에 등장한 슈퍼마켓은 소비자에게 여러 가지 구매 편의를 제공하였으나, 이보다 좀 더 편리한 구매가 요구됨에 따라 나타난 것이 편의점이다. 편의점은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을 하며 식품 중심이 아닌 생활용품 중심의 다품종 소량 상품 구성으로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는 소매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편의점이 처음 진출 한 것은 1988년 초 노량진역 부근에 선보인 C-스토어이다. 물론 그 이전인 1981년 12월 뉴코아가 편의점을 개점하였고, 1982년 11월에는 롯데 세븐이 1호점을 신당동에 개점하였다. 롯데 세븐은 서교동, 논현동 등 여덟 개 점으로 확대하였으나 경험 부족으로 1년 만에 모두 철수하였다.269) 조병찬, 앞의 책, p.406. 한양 유통도 한양 스토어를 개점하였으나 곧 중단하였다. C-스토어가 성업을 이루면서 동화 산업이 1988년 8월에 미국 최대의 편의점 회사인 사우스랜드사와 가맹 계약을 맺고 1989년 5월에 세븐 일레븐 올림픽점을 개점하였다. 그 후 한양 유통이 미국에서 매출액 제2위인 써클K사와 계약을 맺어 편의점 사업을 전담할 써클K 코리아를 설립하였다. 이어 로손, 훼미리 마트, LG25, AMPM, 미니스톱 등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편의점 시대가 열렸다.270) 신세계백화점, 앞의 책, 1992, pp.338∼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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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의 개점
슈퍼마켓의 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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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소비자들의 생활 방식이 급속히 바뀌면서 가정에서 전화 한 통화로 장보기를 끝낼 수 있는 통신 판매나 전자 상거래 등의 인기가 날로 높아졌다. 통신 판매는 텔레비전, 카탈로그, 신문, 전단, 라디오 등의 매체를 통해 소비자가 가정 또는 직장에서 상품을 선정한 후 전화나 우편으로 상품을 사고파는 일종의 무점포 판매이다. 통신 판매는 전화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급속한 발전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수신자 요금 부담 제도와 우편 요금 수취인 후납 제도 등에 의해서 더욱 발전하였다. 또한 최근 본격적인 유선 방송(CATV) 시대가 열리면서 유선 방송망을 통한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271) 신세계백화점, 앞의 책, 1992, pp.346∼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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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백화점 신용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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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상거래는 인터넷 등 정보 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한 상품 거래이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쇼핑이라고 부르는 전자 상거래는 물건을 직접 보면서 확인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소비자가 시장, 백화점 등과 같은 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컴퓨터를 통해 거래와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최근 이러한 전자 상거래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컴퓨터의 보급 확대와 1,000만 명 이상의 인터넷 이용자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전문적 인터넷 쇼핑몰을 처음으로 개설한 것은 1996년 6월 1일 오픈한 데이콤의 ‘인터파크’라고 할 수 있다. 그 후 대기업인 롯데, 한솔, 삼성 등에서도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시작하였고 점차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하였다. 인터넷 쇼핑이 급성장하면서 소비자 피해 또한 함께 늘어나고 있다. 피해의 내용은 다양하지만 주로 대금만 챙기고 상품을 배달해주지 않거나 쇼핑몰을 폐쇄해 버리는 경우, 불량 제품의 배달, 반품과 환불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고객 정보의 무단 유출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인터넷 쇼핑이 증가하면서 충동구매와 인터넷 쇼핑 중독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 중에는 필요 여부에 관계없이 인터넷 쇼핑몰의 상품을 사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인터넷 쇼핑에 중독된 사람은 인터넷 등에서 물건을 구입하지 않으면 불안과 초조감에 시달리고, 과도한 지출로 빚 독촉에 시달리며 이혼이나 자살에 이르는 사례도 있다.272) 신세계백화점, 앞의 책, 1992, pp.408∼413.

거래 방식 또한 현금이 아니라 신용에 의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신용 판매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69년 7월 신세계 백화점 신용 카드가 최초로 발행되었다.273) 신세계백화점, 앞의 책, 1987, p.263.

당시 신세계 카드 발급 과정은 오늘날과 같이 즉시 발행이 아니고 신세계에서 카드 발급 의뢰자 명단을 도쿄에 보내면 일본에서 카드 업체에 의뢰하여 카드를 제작, 발급해 신세계에 보내는 형식이었다. 카드 원료인 플라스틱의 국내 생산이 불가능하였기 때문이었다. 1969년 6월 14일 도쿄에서 발급된 카드 378매가 신세계 백화점에 도착한 후 7월 1일부터 통용되면서 한국 최초의 신용 판매 시대가 열렸다. 그 후 1971년 6월부터 자체에서 신용 카드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으며, 1972년부터 카드 원료인 플라스틱도 국내 생산이 가능해졌다.

1971년 7월부터 일반인에게 카드를 발급하였기 때문에 카드 사용이 본격적으로 일반화된 것은 1970년대라 할 수 있다. 신세계 백화점 신용 카드가 발행된 이후 1978년 미도파 백화점, 1979년 롯데와 대구 백화점, 1984년 현대 백화점 등이 뒤를 따랐으며, 현재까지 많은 백화점이 자사 신용 카드를 발행하고 있다.274) 신세계백화점, 앞의 책, 1992,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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