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8권 불교 미술, 상징과 영원의 세계
  • 제1장 사찰의 공간 구성과 석조물의 상징
  • 1. 가람 배치와 전각
  • 가람 배치
  • 무탑식 가람 배치
박경식

무탑식(無塔式) 가람 배치는 말 그대로 탑이 없는 가람 배치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삼국시대의 절터에서는 백제시대에 건립된 부여 동남리사지가 유일한 예이다. 이 사지는 1938년에 발굴 조사되었는데, 중문, 금당, 강당이 일직선상에 배치되고, 탑 대신 석조(石槽)가 있는 특이한 양식이다. 이후 무탑식 가람은 확인된 바 없지만, 고려시대 이후에 건립된 전등사, 관룡사, 용문사, 은해사, 송광사 등지에서 볼 수 있다. 이들 사찰은 모두 산중 깊숙한 곳에 위치하는 입지상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고려시대 이후에 무탑식 가람이 증가하는 이유는 석탑을 조성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지형상 건립할 자리를 확보되지 못한 데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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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동남리사지 가람 배치도
부여 동남리사지 가람 배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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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에서 우리나라의 사찰에 적용되는 가람 배치의 형식에 대해 살펴보았다. 사찰을 구성하는 방법은 사찰의 입지와 시대에 따라 차이점은 있었지만, 탑을 중심으로 구분되는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불가(佛家)에서의 탑은 예배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사찰의 전체 구조와 형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가람 배치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음도 알 수 있었다.

첫째, 건물이 남북 방향을 중심 축선으로 정연히 배치되고, 둘째, 전체 건물에서 불상을 봉안한 금당이 중앙에 위치하고 있고, 규모 또한 가장 크며, 셋째, 전체 건물을 회랑이 감싸고 있고, 넷째, 소수의 예를 제외하면 모두 탑을 건립하고 있으며, 다섯째, 사찰의 구성과 배치가 왕궁(王宮)과 일치하는 점으로 보아, 왕실 건축에 원류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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