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현

광고는 대중에게 제품에 관한 정보를 알리는 도구의 역할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 구성원이 공유하는 의식, 가치관, 이념을 반영하고 창출하는 문화적 기구라는 데에 크게 이의가 없는 듯하다. 즉 광고는 소비 대중으로 하여금 광고에 표현된 삶의 이미지를 생활의 전형으로 생각하도록 하여, 그 결과 자신의 삶에서 불만족스럽고 비현실적인 목표를 끊임없이 추구하도록 만든다. 그뿐만 아니라 광고는 상품에 문화적인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소비 대중이 그 의미를 받아들이도록 촉진함으로써 사회의 문화 체계와 소비자를 잇는 통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광고는 한 사회의 규범과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치관을 제시하고 있다.

광고가 특히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신체, 즉 ‘몸의 가치관’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몸의 모습과 몸의 기능적 상태에 대한 하나의 총체적인 태도와 생각, 감정을 갖게 되는데, 이를 ‘신체 이미지’라고 한다. 신체 이미지의 구성 개념은 신체의 능력·기능·외모의 세 측면으로 구분되고, 외모는 다시 크기와 형태에 대한 지각과 평가로 세분된다. 개인이 자신의 신체 이미지를 어떻게 형성하고 있는가는 그 사람의 사고와 행동, 심리적 안녕감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개인의 체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도에 따라 체중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가 다르고, 신체 불만족 수준이 높을수록 대인 관계 불안 정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자기 신체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개인의 삶에서 중요하게 기능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신체 이미지는 신체적 자아, 즉 신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신적인 이미지로서 자아 개념의 근본적인 핵심 요소일 뿐 아니라 자아 개념의 평가적 구성 요소로 작용한다. 신체 이미지는 신체 크기, 체중, 그리고 얼굴을 포함하는 각 부분들의 생김새와 의복·화장과 같이 외모를 결정하는 신체의 다른 면들에 대한 지각과 평가의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신체 이미지는 주관적인 것으로서 그 시대의 이상적인 미와 유행 등의 사회적·문화적 측면에서 많은 영향을 받으며, 청소년기 동안에 경험하는 빠른 신체적·심리적 변화는 신체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

신체 이미지에 대한 평가 기준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광고와 같은 대중 매체에 등장하는 신체이다. 소비 대중은 광고와 광고 매체를 통해 신체에 대한 이상적인 이미지의 틀을 가지게 되고, 광고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메시지로 표현된 다양한 카피를 습득함으로써 몸의 가치관을 형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