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20권 광고, 시대를 읽다
  • 제2장 광고로 본 근대 풍경
  • 3. 근대 소비 문화와 광고
  • 근대 광고의 특성
성주현

세창 양행의 첫 광고가 『한성주보』에 실린 이후 1930년대까지의 광고를 분석해 보면 다양한 특성을 도출할 수 있다. 주요 신문에 실린 광고는 총 3,232건이며, 한 면당 평균 광고 개수는 10건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잡지에는 총 729건의 광고가 게재되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동아일보』가 가장 많은 1,106건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어 『매일신보』가 1,043건, 『조선일보』가 607건, 『만세보』가 207건, 『대한매일신보』가 163건이었다. 잡지는 『삼천리』가 324건, 『개벽』이 139건, 『여성』이 123건, 『별건곤』이 111건, 『신여성』이 32건이었다. 『삼천리』가 광고를 많이 게재한 것은 다른 잡지보다 발행 기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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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 백화점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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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의 유형을 살펴보면 신문의 경우 상품 광고가 2,591건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하였으며, 업체 광고가 635건으로 나타나 단일 상품 광고가 주류를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잡지 역시 신문과 마찬가지로 상품 광고가 주종이었다. 당시 업체 광고보다 상품 광고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은 회사나 기업에 대한 인식과 그에 대한 광고의 필요성을 오늘날처럼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한 양행이나 화신 백화점 같은 기업은 일찍부터 업체 광고를 표방하여 회사의 이미지를 홍보하였다.

광고 메시지는 신문의 경우 단순한 텍스트만으로 구성된 것이 1,614건, 텍스트와 그림이 들어가 있는 것이 1,372건으로 큰 차이 가 없었다. 그렇지만 세창 양행의 광고로 광고가 시작된 개화기에는 ‘고백’이나 ‘아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서술형 광고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개화기 이후 광고가 본격적으로 정착되면서 그림이나 이미지가 삽입되는 광고가 점차 늘어났다. 잡지에는 주로 1920∼1930년대에 그림이나 이미지가 포함된 광고가 서술형보다 좀 더 많이 등장하고 있다.

광고에 나타난 상품의 국적을 살펴보면, 신문의 경우 한국이 1,848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일본이 713건이었다. 이 밖에도 미국, 영국, 독일, 중국, 프랑스 등의 상품이 광고에 등장하였다. 일반적으로 당시 민족 자본이 미미하였던 것으로 생각하지만, 광고만을 놓고 본다면 적어도 이와 같은 인식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당시에도 우리나라 자본주의의 발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잡지 광고 역시 우리나라 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일본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적이 불분명한 상품 광고도 없지 않았다.

한편 광고의 주요 소비 대상은 남녀 혼성이나 불명인 경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는 광고의 주요 대상이 오늘날처럼 세분화되었다기보다는 일반 소비 대중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 다만 남성과 여성을 비교하였을 때는 여성이 남성보다 조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여성이 소비의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알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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