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동과 인천항을 잇는 경인선의 역과 연결된 명승지는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다. 경인선은 오류동역을 기점으로 소사역-부평역-축현역-인천항역으로 이어지는데, 이 중 축현역과 인천항역에만 명승지가 있었다. 축현역은 벚꽃으로 유명한 도산 공원(桃山公園)과 관측소를, 인천항역은 해안선을 끼고 풍광과 수목으로 울창한 일본 공원(日本公園), 행화(杏花)로 탐승객을 유혹하는 월미도(月尾島), 강화도 제일문(第一門)인 영종도와 강화도, 정족산(鼎足山)과 낙조에 팔미도를 돌아드는 범선의 자취가 아름다운 팔미귀선(八尾歸船) 등 인천 팔경 등을 소개하고 있다.103)統監府 鐵道管理局, 「京釜線の部」, 『韓國鐵道路線案內』, 1908, 108∼120쪽. 특히 월미도와 각국 공원(일명 서공원), 동공원, 소사, 오류동으로 이어지는 앵원(櫻園)은 그야말로 별천지였다.
월미도의 조탕
월미도(月尾島)는 인천 항구 앞에 기묘하게 서 있는 조그마한 섬인데…… 그 주위에는 예로부터 행화(杏花) 앵화(櫻花)가 많이 있어서 해마다 삼춘가 절(三春佳節)을 다하면 문득 찬란한 별천지(別天地)를 이루더니, 5년 전부터 부(府)의 경영으로 공원을 만들고자 하여 해마다 수백 본(本)의 앵수(櫻樹)를 심어 지금은 수천 본에 이르러 이전보다 화려한 중 더욱이 기묘한 것은 이 봉오리 주위에 신이화(莘荑花)가 많아 마치 황금 비단으로 둘러놓은 듯이 하여 그 경치 참으로 구경하는 사람의 마음을 취(醉)케도 하며 복잡한 진세(塵世)의 골몰한 생각을 씻어 버리어 흉금(胸襟)을 상쾌케 하며 있다. …… 부내(府內) 서편 공설 운동장 위에 있는 유명한 각국 공원이라는 곳…… 보름달이 밝으면 밤경치가 오히려 낮보다 낫고 겹겹이 핀 앵화가 찬란하며 여름에는 등(藤)꽃이 또한 좋고 이곳도 오는 일요일에 더욱 황홀할 듯하며…… 오류동 정거장 근처에는 앵화가 심히 많으며 더욱이 운치스런 것은 꽃나무가 각각 가히 있어 차창에서 꽃가지를 잡을 만큼 되었다. 이곳 앵화는 참으로 인천 앵화의 안내가 되는 곳이라고 할 만하며, 또 그 다음 소사 정거장에도 수십만 주(株)의 앵화가 있어서 우선 이 두 곳에서 꽃구경을 맛보면 점점 가경(佳景)이며 또 목적지에 도달하여 하루 동안 꽃동산에 푹 안기어 달콤한 행락을 마음대로 하여 도회에서 피곤한 뇌를 시원히 씻겨서 버릴 만하다.104)「인천의 화신, 월미 앵원의 염미」, 『조선일보』 1923년 4월 25일자.
마산
이처럼 오류동에서 월미도로 이어지는 벚꽃 관광은 도시의 피곤한 일과를 씻겨 주는 청량수였다. 1938년 1월부터 4월까지 경인선을 이용하여 월미도와 송도를 찾은 관광객은 24만 1820명을 상회하였다.105)「관광 도시 인천에 대동원된 상춘객」, 『동아일보』 1938년 5월 7일자.
그리고 부산과 마산을 잇는 마산선은 낙동강역-진영역-창원역-마산역으로 이어졌다. 이 중 명승지가 있는 역은 창원역과 마산역이었다. 창원은 근수성지(近珠城趾)·공자묘(孔子廟)·시루봉(甑峰)이 있으며, 마산은 기후가 온화하고 풍광이 아름답고 물이 깨끗해 한국 유일의 피서 및 피한지로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곳으로 월영대(月影臺)·저도(猪島)·근위구(近衛丘)·광산사(匡山寺)·구산진(龜山鎭)·가조도(加助島)·웅사(熊寺)·선인굴(仙人窟)·마산성지(馬山城趾)·몽고정호(蒙古井戶) 등의 명승지가 있었다. 그리고 인접한 진해는 일찍이 벚꽃으로 유명하여 상춘객(賞春客)을 모았다. 그리고 진영역은 일본인(村井吉兵衛)이 경영하는 무라이(村井) 농장 사무소를 소개하고 있다.106)統監府 鐵道管理局, 「京釜線の部」, 『韓國鐵道路線案內』, 1908, 120∼127쪽. 경인선과 마산선을 여행하면서 관광할 수 있는 명승지를 정리하면 표 ‘경인선과 마산선의 각 역과 명승지’와 같다.
| 철도 노선 | 역명 | 명승지 | |
| 경인선 | 축현역 | 도산 공원, 관측소 | |
| 인천항역 | 일본 공원, 월미도, 영종도, 강화도, 정족산, 인천 팔경 | ||
| 마산선 | 진영역 | 무라이 농장 사무소 | |
| 창원역 | 근주성지, 공자묘, 증봉 | ||
| 마산역 | 월영대, 저도, 근위구, 광산사, 구산진, 가조도, 웅사, 선인굴, 마산성지, 몽고정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