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22권 여행과 관광으로 본 근대
  • 제2장 상상의 틀, 여행의 수단
  • 2. 철도의 확충과 주요 역의 명승지
  • 경의선의 주요 역과 명승지들
성주현

경의선의107)統監府 鐵道管理局, 「京釜線の部」, 『韓國鐵道路線案內』, 1908, 1∼64쪽. 기점인 수색역의 명승지는 난지도(蘭芝島)이다. 난지도는 한때 서울에서 나오는 쓰레기의 매립장으로 쓰였지만 당시만 해도 한강을 끼고 있어 ‘풍경절가(風景絶佳) 하계납량(夏季納凉)’으로 알려져 있었다. 일산역의 명승지는 고봉산성(高峯山城)으로 역에서 동북쪽으로 4,5㎞ 정도 거리에 있으며, 이 일대에서 유일한 고산(高山)으로 삼국시대부터 한강 유역 일대를 두고 고구려, 백제, 신라가 치열한 접전을 벌인 군사·교통·전략상의 요충지였다. 고봉산성은 고려 때 축조한 성으로 천연의 승경(勝景)이었다. 문산역에 이르면 태평산사(太平山寺)와 파주군 대덕리에 있는 흥선 대원군의 묘가 기다리고 있다. 흥선 대원군의 묘는 원래 용산 공덕리에 있었는데 1908년 1월 이곳으로 옮겼다. 임진강역에는 여름 휴양을 하기에 최적지인 임진강과 임진 나루가 있으며, 장단역에는 최영(崔瑩)의 묘가 있는 덕적산(德積山)이 있었다. 덕적산은 한강·임진강·용진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명승이었다.

고려의 옛 수도 개성은 인삼으로 유명하였지만 경의선이 개통되면서 관광 도시로 발돋움하였다. 개성은 고려의 왕도(王都)로 문화 유적이 많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관광 안내서를 보면 개성의 명승지로 가장 먼저 박연 폭포(朴淵瀑布)를 소개하고 있다. 박연 폭포는 일명 산성 폭포(山城瀑布)로 불렸는데, 가을 단풍으로도 유명하였다. 개성의 주산 송악산(松嶽山)은 자체로도 절경이지만 자로동(紫露洞)·부산동(扶山洞)·채하동(彩霞洞)과 고려의 궁터 만월대(滿月臺), 정몽주가 최후를 마친 선죽교(善竹橋), 조선을 창업한 이성계가 등극한 수창궁(壽昌宮), 고려 유신(遺臣) 72명의 절개가 살아 있는 두문동(杜門洞) 등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몽주의 집(鄭夢周邸), 남문루(南門樓), 관덕정(觀德亭), 군자정(君子亭), 고려 태조 왕건이 묻혀 있는 현릉(顯陵)·화장사(華藏寺), 성균관(成均館), 관제묘(關帝廟), 목청전(穆淸殿), 태평관(太平舘), 불조현(不朝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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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현릉
개성 현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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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성
황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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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역에서는 고려의 유적지로 풍광이 뛰어난 왕릉(王陵)과 산성(山城)을, 계정역에서는 경기도와 황해도의 경계이며 한국 수비대가 주둔하던 춘석관(春石關)을 송림으로 우거진 잠성역에서는 진달래꽃으로 유명한 잠성척촉(岑城躑躅), 피부병과 화류병에 특효가 있는 온정원 온천(溫井院溫泉), 금릉관(金陵舘), 충렬현(忠烈峴), 무동산(舞童山) 등을 소개하고 있다. 한포역에서는 철도 여행 중 차창으로 희귀한 백사벽류(白沙碧流)와 녹초강변(綠草江邊)의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용진강(龍津江)과 고려 때 축성한 태백산성지(太白山城趾)를, 봉산군의 흥수역에서는 고려가 멸망할 때 왕이 잠시 피난하였던 귀진사(歸眞寺)를, 사리원역에는 기암절벽에 자리 잡은 경암사(景岩寺), 해주 가도(海州街道)와 이어지는 신천 온천(信川溫泉), 의주 가도(義州街道)와 연결되는 풍광 좋고 맑은 물이 넘실거리는 봉산천(鳳山川)를 아울러 소개하고 있다.

황주군의 심촌역에는 기암절벽과 폭포 등이 조화를 이루어 경치가 아름다우며 특히 꽃나무들로 유명한 정방산(正方山)과 성불사(成佛寺)·원통암(圓通菴)·안국사(安國寺)·상원암(上院菴) 등의 4대 사찰을, 황주역에서는 물 맑고 여름 피서지로 알려진 황주천(黃州川), 1,000여 년의 역사를 간직 한 황주성(黃州城), 월파루(月波樓)를 소개하고 있다. 중화군의 중화역에는 주천정(朱泉亭), 흑동의 공자묘(孔子廟), 일대가 복숭아나무로 둘러싸여 연분홍색의 꽃이 필 무렵에는 최고의 미관을 자랑하는 도원(桃園)을 소개하고 있다.

경의선의 중간에 위치하고 북선(北鮮) 최고 최대의 도시인 평양은 고조선과 고구려의 도읍지였던 역사 도시로 널리 알려졌다. 그 중에서도 관광 명소로는 평양을 휘감고 돌아나가는 대동강(大同江)과 대동문(大同門), 연광정(練光亭)과 대동관(大同舘), 배다리로 유명한 선교리(船橋里), 모란대(牡丹臺)와 을밀대(乙密臺), 부벽루(浮碧樓), 토산(兎山)의 기자릉(箕子陵), 풍경궁(豊慶宮), 경의선 창설 기념비(京義線創設紀念碑), 기자정(箕子井), 만월대(萬景臺), 그리고 평양 팔경을108)평양 팔경은 영명사심승(永明寺尋僧), 부벽완월(浮碧玩月), 을밀상춘(乙密賞春), 마탄춘조(馬灘春潮), 연대청우(蓮臺聽雨), 동문범주(東門泛舟), 용산만취(龍山晩翠), 보통송객(普通送客)이다.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평양 서천(西川)에 있는 서포역에는 임산부의 순산에 효험이 있다고 소문난 냉천(冷泉)이 있는 덕망산(望德山)과 산 정상의 고송(古松)으로 유명한 봉오산(烽伍山)도 볼 만한 명승지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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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대 전경
모란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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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을 지나 숙천군의 숙천역에서는 광천 약수(鑛泉藥水)로 알려진 오 룡동(五龍洞), 정원기석(庭園奇石), 진달래와 황매화(黃梅花)로 절경을 이루는 신당산(神堂山), 단오 축제가 열리는 당산(堂山)을 명승지로 소개하고 있다. 안주군의 신안주역에서는 서희(徐熙)가 거란의 침입에 대비하여 축성한 안주성(安州城)과 성내의 백상루(百祥樓)를, 정주군의 운전역에서는 청천강과 대령강이 합류하는 하일리포(何日里浦)를, 정주역에서는 공민왕과 관련된 어필성적비(御筆聖蹟碑), 강헌왕과 소경왕을 기념하는 양성기적비(兩聖紀蹟碑), 충혼비(忠魂碑), 공묘(孔廟)와 주희묘(朱熹廟), 조선 고조(高祖)에게 제를 지내는 신안관(新安舘), 장대 개축 기념비(將臺改築紀念碑), 달천교(㺚川橋) 등을 명승지로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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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포
용암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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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군의 동림역에서는 물 맑고 물살은 거세지만 여름 피서지로 각광 받는 청천강(淸江川), 옛 무기고, 산 전체를 단풍나무로 물들이는 금산(金山), 동림진성지(東林鎭城趾), 6척의 물줄기와 기암괴석이 솟은 동림 폭포(東林瀑布) 등을, 철산군의 남시역에서는 용골산(龍骨山)·서림진성지(西林鎭城趾)를, 용천군의 양책역에서는 양책관(良策舘)을 소개하고 있다.

경의선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의주부의 비현역에서는 풍광이 수 려한 구령산(龜嶺山)을, 백마역에서는 병자호란 때 임경업(林慶業)이 지켰던 백마산성(白馬山城), 중국 구련성(九連城)과 마주보고 있으며 풍광이 웅대한 압록강변의 통군정(統軍亭), 산자수명(山紫水明)으로 절승인 삼교천(三橋川)을, 경의선의 마지막 역인 신의주역에서는 의주부(義州府), 압록강 목재 채취로 유명한 혜산진(惠山鎭), 압록강 하류 목재의 집산지인 용암포(龍岩浦)를 명승지로 소개하고 있다.

경의선을 여행하면서 관광할 수 있는 명승지를 정리하면 표 ‘경의선 각 역과 명승지’와 같다.

<표> 경의선 각 역과 명승지
역명 명승지 역명 명승지
수색역 난지도 일산역 고봉산성
문산역 태평산사, 파주군 대덕리(대원군묘) 임진강역 임진진, 임진강
장단역 덕적산(덕물산) 개성역 박연 폭포, 자로동, 만월대, 선죽교, 경덕궁, 두문동, 만월대, 정몽주저, 남문루, 관덕정, 군자정, 고려 태조 현릉, 화장사, 성균관, 관제묘, 목청전, 수창궁, 불조현, 태평관
토성역 고려왕 분묘
계정역 춘석관
잠성역 잠성등촉, 온정원 온천, 금릉관, 충렬현, 무동산
한포역 용진강, 태백산성터 흥수역 귀진사
사리원역 경암사, 봉산, 재령, 신천(온천) 심촌역 정방산
황주역 황주천, 황주성 중화역 주천정, 흑동, 진천
평양역 대동강, 대동문, 연광정, 대동루, 선교리, 모란대, 을밀대, 부벽루, 기자릉, 풍경궁(이궁), 경의선창설 기념비, 기자정, 만경대, 평양 팔경, 진남포 서포역 망덕산, 봉오산
숙천역 오룡동, 신당산, 당산
신안주역 안주성, 백상루, 러일 전쟁 기념비
운전역 하일리포 정주역 어필성적비, 양성기적비, 달천교, 충혼비, 공자묘, 주희묘, 신안관, 장대 개축 기념비
동림역 청강천, 금산, 동림진성지, 동림 폭포
남시역 용골산, 서림진고성지 양책역 양책관
비현역 비현역 백마역 백마산성, 통군정, 삼교천
신의주역 의주부, 혜산진, 용암포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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