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현

호남 지역 철도¹⁰⁹⁾朝鮮總督府 鐵道局, 『湖南地方』, 1940.는 경부선 대전역을 기점으로 목포항까지를 잇는 호남선, 그리고 군산선, 전라선, 경남 서부선(慶南西部線)이 있다. 군산선은 호남선의 지선(支線)으로 이리에서 군산항으로 이어지며, 전라선은 전주-남원-순천을 경유하여 여수항까지를 잇는다. 경남 서부선은 송정리에서 분기(分岐)하여 광주-화순-보성-벌교를 경유하여 순천을 잇는다.¹¹⁰⁾朝鮮總督府 鐵道局, 『湖南地方』, 1940, 2쪽.

호남선의 명승지 가운데 경부선과 갈라지는 대전역에서는 앞서 경부선에서 살펴본 것과 마찬가지로 유성 온천·계룡산·공주를 소개하고 있다. 백제의 왕도 부여에는 부소산(扶蘇山)을 비롯하여 유인원기공비(劉仁願紀功碑), 영월대(迎月臺)와 송월대(送月臺), 군창지(軍倉趾), 사비루(泗沘樓), 낙화암(落花巖), 고란사(皐蘭寺), 조룡대(釣龍臺), 부산(浮山), 대재각(大哉閣), 자온대(自溫臺), 수북정(水北亭), 평제탑(平濟塔)과 석불(石佛), 부여 박물관(扶餘博物館), 능산리 고분(陵山里古墳) 등의 명승지가 있다. 관광 코스로는 박물관 → 유인원비 → 영월대 → 군창지 → 송월대와 사비루 → 낙화암 → 고란사 → 부산과 대재각 → 수북정 → 평제탑 → 왕릉을 소개하고 있다. 부여를 관광하기 위해서는 논산역이나 강경역을 이용하면 되었다. 논산역에서는 당시 국내 최대의 석불인 석불과 관촉사를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군산선의 종착역인 군산항역은 군산 공원(群山公園)과 불이농촌(不二農村)을 소개하고 있으며, 근거리의 변산 반도(邊山半島)를 곁들이고 있다. 변산 반도에는 내소사(來蘇寺)·직소 폭포(直沼瀑布)·실상사(實相寺)·월명암(月明庵)·채석강(彩石江)·적벽강(赤壁江)·변산 해수욕장(邊山海水浴場) 등의 명소가 있으며, 변산 반도를 관광하기 위해서는 정읍역·김제역·신태인역을 이용하면 되었다. 관광 코스로는 등산(登山) 코스와 해변(海邊) 코스 두 방향을 소개하고 있다. 등산 코스는 정읍역에서 줄포 → 내소사 → 직소 폭포 → 실상사 → 월명암 → 해수욕장 → 부안 → 김제 또는 부안 → 신 태인으로, 해변 코스는 김제를 출발하여 부안 또는 신태인 → 해창 → 해수욕장 → 겨포 → 채석강 → 적벽강 → 격포 → 내소사 → 줄포 → 정읍역으로 각각 안내하고 있다.

호남선의 정읍역을 이용할 수 있는 관광 명소로는 변산 반도 외에 조선 팔경의 하나인 내장산(內藏山)과 백양사(白羊寺)를 소개하고 있다. 내장산에는 내장사(內藏寺)·벽련암(碧蓮庵)을, 백양사에는 약사암(藥師庵)·영천굴(靈泉窟)·운문암(雲門庵)·청류암(淸流庵)을 각각 포함하고 있다. 그 밖에도 천진암·백련암·지장암·구암사 등도 아울러 권유하고 있다. 그리고 호남선의 종착역인 목포역에서는 송도 공원(松島公園)·유달산(儒達山)·목포대(木浦臺)를 소개하고 있다. 호남선과 관련하여 특이한 점은 비록 철도 노선과 직접 관련이 없지만 제주도 한라산을 함께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목포에서 제주도까지 조선 기선 회사(朝鮮汽船會社)의 기선(汽船)이 매일 운항하고 있었으며, 전라선 종착지 여수에서도 황양 기선 회사(晃陽汽船會社)의 배를 이용할 수 있었다.

전라선의 관광지는 전주, 남원, 구례, 여수 등이 있다. 호남의 수부였던 전주에는 다가 공원(多佳公園)을 비롯하여 경기전(慶基殿), 한벽루(寒碧樓), 오목대(梧木臺)가 있으며, 남원에는 남원역에서 약 350m 거리에 광한 루(廣寒樓)가 있다. 또 남원역과 구례구역을 이용할 수 있는 지리산도 조선 팔경의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지리산은 호남선뿐만 아니라 진주 방면에서도 탐승이 가능하였다. 당시 지리산에서 탐승할 수 있던 명소는 화엄사(華嚴寺)를 비롯하여 노고단(老姑壇)·천은사(泉隱寺)·반야봉(般若峰)·세석평전(細石平田)·천왕봉(天王峰)·쌍계사(雙磎寺)·칠불암(七佛庵)·대원사(大願寺)·실상사(實相寺)·벽송사(碧松寺) 등이었다. 주요 탐승로에는 천황봉과 노고단 등반 노선이 있는데, 이를 정리하면 표 ‘지리산 탐승로’와 같다.

전라선의 종착지인 여수에서는 전라 좌수영의 봉화대가 있는 종고산(鐘鼓山)과 이순신 장군의 전투지로 유명한 장군도(將軍島)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여수에서 경남 삼천포를 잇는 한려수도(閑麗水道)가 있다. 한려수도에 대해 “풍광으로, 사적으로, 남해 특유의 풍물로 한려수도의 매력은 한이 없으며 전망이 좋고 여유롭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한려수도에는 노량진, 삼천포, 사천 신안, 한산도, 통영을 각각 소개하고 있다.

경남 서부선의 광주 명승지로는 무등산(無等山)·증심사(證心寺)·광주 공원(光州公園)을 소개하고 있다. 그 밖에도 철도국에서 운영하는 국영 자동차선(局營自動車線)의 경승지로는 동복의 적벽(赤壁), 순천의 송광사(松廣寺)와 선암사(仙巖寺)를 아울러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호남 안내(湖南案內)』에는 주요 명승지만 소개하고 있는데, 『남철 연선사(南鐵沿線史)』를¹¹¹⁾片岡議 編著, 『南鐵沿線史』, 片岡商店, 1933. 참조하여 좀 더 보완하면 다음과 같은 명승지가 있다. 여수항역의 해운대(海雲臺)와 이순신 비각(碑閣), 미평역의 흥국사(興國寺), 율촌역의 송도(松島)와 신성포(新城浦), 득량역의 해창(海倉) 해수욕장과 오봉산(五峰山), 보성역의 율포(栗浦) 해수욕장, 능주역의 다탑봉(多塔峰)과 송석정(松石亭), 화순역의 적벽(赤壁)·물염(勿染)·구암 약수(龜岩藥水)·만연롱(萬淵瀧), 남평역의 나주 적벽(羅州赤壁) 등이 있다.

호남 지역을 여행하면서 관광할 수 있는 명승지를 정리하면 표 ‘호남 지역 각 철도 노선별 주요 역과 명승지’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