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23권 다양한 문화로 본 국가와 국왕
  • 제2장 국왕과 그 계승자들
  • 1. 국왕 즉위식의 유형
  • 즉위식의 특징
김문식

지금까지 조선 국왕의 즉위식을 네 가지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국왕의 즉위식은 유형이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새 국왕이 왕권을 상징하는 대보를 물려받는 절차가 있다. 새 국왕이 대보를 받는 방식은 즉위식 유형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가령 선위나 사위는 평화적인 방식으로 대보가 전달되지만, 반정은 무력에 의해 강제로 대보를 확보하게 된다. 그렇지만 어떤 경우든 국왕의 상징물인 대보를 가져야 국왕으로 인정을 받는다.

둘째, 새 국왕이 어좌에 앉는 절차가 있다. 새 국왕은 대보를 전달받은 이후 국왕만 앉을 수 있는 어좌에 앉게 된다. 그런데 새 국왕이 선위나 사위에 의해 즉위할 때에는 선왕을 의식하여 마지못해 어좌에 앉았고, 조선을 개국한 태조는 한 달 가까이나 어좌에 앉지 못한 채 자리에 서서 정사를 처리했다. 그러나 어떤 국왕이든 어좌에 앉아야 자격을 인정받는다.

셋째, 신하들이 하례를 올리는 절차가 있다. 이는 신하들이 새 국왕의 즉위를 축하하는 절차인데, 엄밀하게 해석하면 신하들이 새 국왕을 인정하는 절차인 동시에 새 국왕에게 충성을 서약하는 절차이기도 하다.

넷째, 즉위 교서를 반포하는 절차가 있다. 이는 새 국왕이 즉위했음을 온 나라에 알리는 절차로 자신이 어떤 과정을 통해 국왕이 되었으며 향후 어떤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해 갈 것인지를 밝히게 된다. 이 절차를 통해 새 국왕은 자신의 정통성을 확보하고 즉위식에 참석하지 못한 신하와 백성들에게까지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게 된다.

다섯째, 새 국왕은 사면령을 내린다. 새 국왕이 즉위함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즉위 시점을 기준으로 특정 형벌을 면제하는 사면령을 반포한다. 이를 통해 국왕이 즉위하는 기쁨을 백성들과 함께하며, 백성들은 새 국왕이 탄생했음을 실감하게 된다. 국왕의 즉위식은 사면령을 반포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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