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 기록화 중 왕실의 권위가 가장 잘 살아있는 것이 바로 일월오악도(日月五嶽圖) 병풍이다. 일월오악도는 일월도(日月圖), 오악도(五嶽圖), 곤륜도(崑崙圖) 등으로도 불렸으며, 임금이 앉는 용상(龍床) 뒤에 놓아 국왕의 권위를 더하였다. 일월오악도는 해와 달 그리고 다섯 봉우리의 산을 그린 병풍이다. 일월오악도에서 해와 달은 각각 왕과 왕비를 상징하며, 다섯 개의 봉우리로 표현된 오봉산(五峰山)은 세상에서 가장 높고 성스럽다는 중국 전설상의 곤륜산(崑崙山)을 나타낸 것이라고도 하고 오행을 상징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해와 달을 비롯하여 산, 소나무, 물 등은 하늘, 땅, 생물계의 영구한 생명력을 표방한 것으로 여러 신의 보호를 받아 자손만대(子孫萬代)까지 번창하라는 국가관을 반영한 것이다. 일월오악도는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만큼 최고의 화원이 장엄하고 화려하게 그렸다. 현재에도 경복궁의 근정전이나 창경궁의 명정전에서 왕실에서 사용하였던 일월오악도 병풍을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