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24권 유교적 사유와 삶의 변천
  • 제4장 예절로 다스리는 사회의 종법 질서
  • 4. 유교 의례의 표상, 제사
  • 국가의 제사
  • 소사
이영춘

조선시대의 소사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별자리에 제사하는 영성단(靈星壇)과 노인성단(老人星壇) 등이 중요하였는데, 그 제단은 모두 서울의 남쪽 교외에 있었다. 악·해·독(嶽海瀆) 이외의 전국 명산대천(名山大川)에 대한 제사도 많은 곳에서 행하였다.209)명산은 치악산(雉岳山, 강원도 원주, 동), 계룡산(鷄龍山, 충청도 공주), 죽령산(竹嶺山, 충청도 단양), 우불산(于弗山, 경상도 울산), 주흘산(主屹山, 경상도 문경), 전주 성황(全州城隍, 전라도), 금성산(錦城山, 전라도 나주, 이상 남), 목멱(木覓, 한성부, 중), 오관산(五冠山), 송림(松林), 우이산(牛耳山, 황해도 해주, 이상 서), 감악산(紺嶽山, 경기 적성), 의관령(義館嶺, 강원도 회양), 영흥 성황(永興城隍, 영길도, 이상 북)이다. 대천은 장진명소(場津冥所, 충청도 충주), 양진(楊津, 경기 양주, 이상 남), 장산곶(長山串, 황해도 장연), 아사진송곶(阿斯津松串, 풍해도 안악), 청천강(淸川江, 평안도 안주), 구진약수(九津弱水, 평안도 평양부, 이상 서), 덕진명소(德津溟所, 강원도 회양), 비류수(沸流水, 영길도 영흥부, 이상 북)이다. 한강 변의 사한단(司寒壇)에서는 얼음의 신에게 제사를 행하였다. 또 살곶이 다리 근처 목장과 군사 훈련장에는 마조단(馬祖壇, 말을 상징하는 별), 마보단(馬步壇, 말의 질병을 맡은 신), 선목단(先牧壇, 최초로 말을 기른 사람), 마사단(馬社壇, 처음 말을 탄 사람) 등이 있었다. 서울의 동북쪽 교외에는 또 전쟁의 신인 치우신(蚩尤神)을 제사하는 마제단(馬祭壇)과 군기(軍旗)인 둑(纛)에 대한 제사도 있었다.

확대보기
동대문외마장원전도(東大門外馬場院全圖)
동대문외마장원전도(東大門外馬場院全圖)
팝업창 닫기

서울의 북쪽 교외에는 성황신(城隍神)과 주인 없는 귀신을 제사하는 여단(厲壇)이 있었다. 이 밖에 소사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종묘의 여러 곳에서 행하는 칠사(七祀)가 있다.

조선 후기에는 문묘의 계성사(啓聖祠, 성현의 아버지를 제사하는 사당), 관왕묘(關王廟), 선무사(宣武祠, 임진왜란 때 순국한 장병을 위한 사당)에 대한 제사가 소사에 추가되었다. 관왕묘는 군신(軍神)인 관우(關羽)를 제사하는 사당인데,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 군대의 영향으로 관우를 숭배하는 풍조가 일어나 관왕묘를 서울의 두 곳을 비롯하여 지방 여러 곳에 세웠다. 지방 소재 관왕묘에는 임금이 지방관을 보내어 제사하도록 하였다.

이 밖에도 전쟁에서 죽은 충신, 의사를 위한 사당을 짓거나 단을 쌓아 제사하는 일도 많았다. 아산의 현충사(顯忠祠)와 순천의 충민사(忠愍祠)는 이순신을 제사하는 사당이며, 진주의 정충단(旌忠壇)은 진주성 싸움에서 죽은 의사를 제사하기 위해 세운 사당이다. 서울에는 임진왜란 때 원군으로 왔던 명나라 장수나 전쟁에서 죽은 장병을 위한 사당이나 제단이 많았다. 남대문 안의 선무사, 홍제동의 민충단(愍忠壇), 평양의 무열사(武烈祠) 등이 그것이다. 임진왜란 때 군사를 보내어 구원해 주었다는 이유로 심지어 대궐 안에 명나라 신종 황제를 위한 제단을 쌓기도 하였는데, 이것이 대보단(大報壇)이다. 이런 제사들은 정식으로 국가 사전(祀典)에 올라 있지는 않았지만 국가에서 제관(祭官)을 파견하여 제사하였다.

확대보기
남관왕묘의 정전
남관왕묘의 정전
팝업창 닫기
개요
팝업창 닫기
책목차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페이지상단이동 오류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