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25권 기록과 유물로 본 우리 음악의 역사
  • 제4장 음악사의 또 다른 흔적들
  • 2. 우리나라의 주요 음악 유물과 종류
  • 관악기
  • 고려시대 관악기, 청동제 관과 나발의 동구
송혜진

고려시대의 관악기 관련 유물로는 경희 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청동제 ‘관(管)’과 유기(鍮器) 나발의 동구(銅口)가 있다. 청동제 관은 길이 20㎝이며, 한쪽 끝부분에 작은 구멍이 하나 뚫려 있는 단순한 형태이다. 구조로 보아 실제 음악 연주에 쓴 것으로 보기에는 어렵고 특정 음정을 내는 도구로 사용되었거나 의례와 관련된 신물(神物)로 해석된다.169)소장처인 경희 대학교 박물관은 이 유물에 대해 고려시대에 청동기로 만들었으며, 긴 관(管)에다 혀(舌)를 꽂아 세로로 세우고 관에 뚫어 놓은 구멍을 손으로 조절하여 소리를 내는 악기로 추정하였다.

유기 나발의 동구는 나무 관대에 결합시켜 쓰도록 만들었는데, 길이 11.92㎝, 입 지름은 7.78㎝, 바닥 지름 3.75㎝이다. 이 나발은 남부 지방의 풍물 악대에 편성된 영각(令角)과 같은 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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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나발의 동구
고려시대 나발의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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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시대의 각 연주 모습
고구려시대의 각 연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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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은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볼 수 있듯이 고대 사회의 행렬 악대에 반드시 편성된 악기인데, 고분 벽화에는 주로 동물의 뿔처럼 길게 휘어진 모양의 ‘각(角)’이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조선시대의 『세종실록』 오례의(五禮儀) 및 『악학궤범(樂學軌範)』 등의 도해(圖解)에는 현행 대취타(大吹打)에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 나발이 등장하고, 조선 후기의 유물로 전하는 나발류도 모두 대취타 편성의 나발과 같다. 따라서 고려시대의 나발 동구 유물은 고대의 각과 대취타 연주에 사용하던 나발 외에, 풍물 악대에 편성된 것과 같은 영각형의 나발이 고려시대에도 있었음을 증명해 준다. 이 나발은 생활 속에서 신호 기능을 하거나 풍물 굿을 연행할 때 연주하였을 것이며 사찰 의 불교 의례에서도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조선시대의 나발 유물은 육군 박물관, 해군 박물관, 전쟁 기념관에 몇 점이 소장되어 있다. 해군 박물관 소장 나발은 동합금제(銅合金製)이며 길이 148㎝, 구경 21㎝이다. 전쟁 기념관 소장 나발은 길이 114㎝이다. 세 토막의 짧은 관을 끼워 연결시키고 끝에 나팔꽃처럼 벌어진 벨(bell)을 붙여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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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나발
조선시대 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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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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