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25권 기록과 유물로 본 우리 음악의 역사
  • 제4장 음악사의 또 다른 흔적들
  • 2. 우리나라의 주요 음악 유물과 종류
  • 타악기
  • 이성산성 출토 목제 요고
송혜진

경기도 하남시 이성산성(二聖山城)에서 출토되어 1999년에 학계에 처음 보고된 목제 요고(腰鼓)는 북편과 채편의 가죽은 없고, 부분적으로 파손된 공명통이다. 공명통의 모양은 양쪽 북통이 가느다란 조롱목으로 연결된 세요고(細腰鼓)의 형태를 완연하게 갖추고 있다. 요고류의 타악기 중에는 양쪽의 북면을 따로 만들어 조롱목 부분에서 맞붙인 형태도 있는데, 이 요고는 통나무 속을 파낸 원 피스형(one piece形)이며, 현전하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요고류 유물이 대부분 도자기류인데 비해 목제로 되어 있다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높다.

요고 통의 구조는 길이 42.8㎝, 북면 지름 오른쪽 17.5㎝, 왼쪽 17㎝이며, 조롱목 부분의 길이는 7㎝가량, 북면의 두께는 0.5∼0.8㎝, 조롱목 부분의 두께는 1.1∼1.7㎝이다. 재질은 알 수 없고, 목제에 칠을 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발굴 당시 철 부식물(腐蝕物)이 혼합되어 있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북면에 가죽을 대기 위하여 장치하는 구철(鉤鐵) 등을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소개된 요고류 악기 유물 중에서 가장 오래되었으며, 악기 제작의 완성도가 높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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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산성 출토 목제 요고 복원품
이성산성 출토 목제 요고 복원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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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제 요고가 발굴된 이성산성은 누가 처음 축조하였는지에 대한 학계의 견해가 분분한 유적지이다. 따라서 이성산성 출토 유물이 백제 것인가, 고구려 것인가, 통일신라 것인가 하는 점은 고고학계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출토된 목제 요고는 음악사뿐만 아니라 이성산성과 관련된 제반 연구 영역에 의미 있는 단서를 제공해 주는 유물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해 볼 만하다.183)송혜진, 「이성산성(二聖山城) 출토 목제 요고(腰鼓)에 관한 연구」, 『이화 음악 논집』 10, 이화 여자 대학교 음악 연구소, 2006, 57∼76쪽.

이성산성 출토 목제 요고를 동북아시아의 요고류 악기 유물, 도상 자료, 역사 기록과 비교해 본 결과 악기의 모양과 규격은 고구려 고분 벽화에 표현된 원통형의 요고와 다르고, 당나라 때의 도자기 유물과 유사하며, 크기는 11세기 이후 장구보다 작고, 북편과 채편의 북통 크기가 다른 장구류 악기보다는 양면의 크기가 같은 세요고와 같다는 점에서 대개 6∼9세기 무렵 한반도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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