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25권 기록과 유물로 본 우리 음악의 역사
  • 제4장 음악사의 또 다른 흔적들
  • 2. 우리나라의 주요 음악 유물과 종류
  • 타악기
  • 쇠북·징·꽹과리
송혜진

쇠북, 즉 금고 부류의 타악기는 대개 사찰에서 사용하던 것이 전한다. 사찰 금고는 대중들의 집회와 해산을 알리거나 금광명경도량(金光明經道場) 같은 법회(法會)를 설행할 때 빠질 수 없는 의식 법구였기 때문에 다른 악기에 비해 많은 유물이 전한다.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금고는 865년(경문왕 5)에 제작한 금고이며, 모두 약 70여 종이 알려져 있다.

확대보기
함통 6년명 동고
함통 6년명 동고
팝업창 닫기

현전하는 사찰 금고는 대부분 고려시대에 제작한 것으로, 형태와 문양 장식이 몇 단계의 변화를 보이지만 모양이 징과 유사하다. 평평한 앞면은 두드리는 부분이고, 측면은 접혀 들어가 테를 형성하였으며 뒷면의 한가운데를 크게 뚫어 소리가 울리도록 되어 있다. 금고 표면의 중앙에는 연화문(蓮花紋), 보상화문(寶相華紋) 등 불교를 상징하는 문양을 새겨 넣은 당좌(撞座)가 있고, 측면에는 대개 금고의 명칭, 소속 사원, 제작 배경과 목적, 시주자, 제작 연대, 무게 등을 밝힌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어 금고와 관련된 다양한 역사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금고 측면에는 두 개, 혹은 세 개의 고리가 붙어 있다. 이들 고리는 금고를 연주할 때 틀, 곧 가자(架子)나 사찰의 기둥에 매다는 용도로 사용하였고, 의례를 거행할 때 행렬 속에서 행진하면서 연주하기 위한 장치이다. 북이나 금고를 틀에 매달아 행진하면서 연주하는 방법은 고구려 고분 벽화의 행렬도에 보인다. 긴 장대의 틀에 매단 북(또는 금고)을 두 사람이 어깨에 메고 걸어가면 한 사람이 북채를 들고 연주하는 것이다. 특히 고구려 고분 벽화 중에는 타악기를 북틀 상부와 좌우에 고리를 만들어 틀과 연결한 모습이 보이는데, 여기서 고려시대 사찰 금고에 붙어 있는 고리 기능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확대보기
고구려의 타악기 연주 모습
고구려의 타악기 연주 모습
팝업창 닫기

이 밖에 틀에 매달기 위한 고리가 없고, 전면에 무늬가 새겨지지 않아 현대의 풍물 징처럼 보이는 금속 타악기도 있다. 대호 고미술 전시관에는 고려시대 징 두 점이 소장되어 있는데 하나는 지름 34㎝, 전두리 너비가 5.5㎝이며, 다른 하나는 지름 35㎝, 전두리 너비 9.5㎝이다. 두 점 모두 방짜 기법으로 제작한 듯 군데군데 움푹 파인 자국이 있다.

한편, 현전하는 고려시대 금속 타악기 중 금고류의 규격은 표면 지름이 102㎝나 되는 대형에서부터 30∼60㎝에 해당하는 중형, 30㎝ 미만의 소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가운데 중형 크기의 금고는 군대와 풍물 악대, 무속 음악 연주에 사용된 징 종류의 악기와 유사하다.

그런가 하면 악기의 지름이 30㎝ 미만이며 중량이 가벼운 소형 금고는 가자에 매달고 치는 대형 금고와 달리 손에 들고 연주하도록 되어 있다. 대호 고미술 전시관 소장 고려시대 청동 꽹과리는 지름 16㎝, 전두리 너비 3㎝이며, 전두리에 구멍을 뚫어 끈을 맨 형태로 현행 꽹과리와 거의 같다. 이는 승려들이 염불(念佛)을 하거나 범패(梵唄)를 할 때 혹은 군대와 풍물 악대의 연주에서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전하는 사찰 금고류 유물 중 주요 자료를 정리하면 표 ‘고려시대 사찰 금고류 주요 유물’과 같다.

<표> 고려시대 사찰 금고류 주요 유물
명칭 제작 시기 표면 지름
(㎝)
후면 지름
(㎝)
측폭
(㎝)
소장처
함통 6년명 동고
(咸通六年銘銅鼓)
삼국
(865)
31.5 31.5 10.5 국립 중앙 박물관
경암사 함옹 9년명 반자
(瓊巖寺咸雍九年銘飯子)
고려
(1073)
60 54.7 14.9 국립 중앙 박물관
죽주 봉업사 정우 5년명 반자
(竹州奉業寺貞祐五年銘飯子)
고려
(1217)
61 56 12.9 연세 대학교 박물관
옥천사 임자명 반자
(玉泉寺壬子銘飯子)
고려
(1252)
55 48.5 14 경남 고성군 옥천사
한천사 출토 청동 반자
(寒天寺出土靑銅飯子)
고려 39 22.5 10.5 직지사 성보 박물관
청동 금고 고려 26.3 22.5 5 호림 미술관
청동 금고 고려 27.5 18.5 8 개인 소장
청동 반자 고려 102   22.5 국립 부여 박물관
고려 34   5.5 대호 고미술 전시관
고려 35   9.5 대호 고미술 전시관
꽹과리 고려 16   3 대호 고미술 전시관
확대보기
한천사 출토 청동 반자
한천사 출토 청동 반자
팝업창 닫기

한편, 현대의 징과 가장 유사한 유물은 경북 상주군 남장사(南長寺)에서 누대로 전해 온 것으로 징을 치는 채와 함께 온전히 보존되고 있다. 이 놋쇠 징은 방짜 기법으로 만들었는데, 고면(鼓面)에는 가운데에서부터 8㎜ 간격으로 동심원(同心圓)이 빽빽하게 둘려져 있다. 옆에서 보면 가운데가 나지막하게 불룩한 형태로 되어 있다. 징의 옆면에는 구멍을 두 개 뚫어 무명천을 꼬아 만든 고리를 달았으며 나무로 깎은 채와 연결시켰다. 채는 둥글게 깎은 나무 막대의 한 끝에 무명천을 여러 겹 감아 봉을 만들고 바느질해서 마무리하였다. 남장사 징의 규격은 지름 34.5㎝, 깊이 9.0㎝이며, 채의 길이는 33.0㎝이다.

확대보기
남장사 징
남장사 징
팝업창 닫기
개요
팝업창 닫기
책목차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페이지상단이동 오류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