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27권 농업과 농민, 천하대본의 길
  • 제3장 조선 전기 농업 발달과 농촌 사회 그리고 농민
  • 3. 벼농사 짓는 법과 밭작물 재배법
  • 조선 초기 농법과 수전
염정섭

전근대 사회에서 농업 생산에 활용하는 농업 기술을 농법(農法)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살펴볼 15세기에 수전과 한전에서 벼와 잡곡을 재배하는 생산 기술은 농경이 시작된 이래 당시까지 도달한 농법의 수준과 성격을 보여 준다.387)15세기 수전 경종법에 대해서는 김용섭의 다음과 같은 선구적인 연구 업적이 있다. 김용섭, 「조선 후기의 수도작 기술-이앙법의 보급에 대하여-」, 『아세아 연구』 13, 고려 대학교 아세아 문제 연구소, 1964 ; 「조선 후기의 수도작 기술-도·맥이모작의 보급에 대하여-」, 『아세아 연구』 16, 고려 대학교 아세아 문제 연구소, 1964 ; 「조선 후기의 수도작 기술-이앙과 수리 문제-」, 『아세아 연구』 18, 고려 대학교 아세아 문제 연구소, 1965 ; 「조선 후기의 전작 기술-견종법의 보급에 대하여-」, 『역사학보』 43, 역사학회, 1969 ; 『조선 후기 농업사 연구』 Ⅱ-농업 변동·농학 사조-, 일조각, 1971. 수전에서 벼를 경작하는 오랜 역사적 영농 경험이 종합되어 15세기 단계의 수전 농법을 구성하였고, 마찬가지로 15세기 한전 농법의 수준도 당시까지 이룩한 잡곡 경작 기술의 성과를 바탕으로 성취한 것이었다. 조선시대의 농업 생산에서 수전의 벼 재배 이외에 한전의 밭작물 경작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15세기 수전 농법의 양상과 성격은 경종법(耕種法)을 중심으로 분석함으로써 밝혀낼 수 있다. 경종법이란 기경 작업에서 파종 작업까지 이어지는 농사일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개념인데, 수전 경종법이야말로 수전 농법의 전반적인 양상과 성격을 드러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전 농법에서는 한전에서 여러 가지 잡곡, 의료 작물 등을 재배하는 과정에 적용하는 기경, 파종 등으로 구성된 기술적인 측면도 주요하게 살펴볼 부분이 다.388)한전 농법의 문제를 다룬 주요한 연구 성과로 다음을 참고할 수 있다. 김용섭, 『증보판 조선 후기 농업사 연구』 Ⅱ, 일조각, 1990 ; 김태영, 『조선 전기 토지 제도사 연구』, 지식 산업사, 1983 ; 이춘녕, 『이조 농업 기술사』, 한국 연구원, 1965 ; 이호철, 앞의 책, 1986. 그리고 한전에서 여러 가지 다른 작물을 서로 결합하여 재배하는 경작 방식도 한전 농법을 살필 때 빼놓을 수 없다. 조선 초기 벼농사 재배법과 밭작물 경작은 1429년(세종 11)에 편찬된 농서(農書)인 『농사직설(農事直說)』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벼를 재배하는 경지인 논을 수전이라 부른다. 논에 대해서 답(畓)이라는 우리식 한자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였다. 답(畓)이라는 한자가 수(水) 자와 전(田) 자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전과 물은 불가분의 관계였다. 수전이라는 지목(地目)을 확정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은 역시 물의 확보였던 것이다. 즉 토질이 수전에 적당한 것인가의 여부보다는 수전을 만들 수 있는 위치, 곧 물을 확보할 수 있는 위치라는 것이 수전이 되기 위한 더 중요한 조건이었다. 이렇게 확보한 수전에서 재배되는 작물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도(稻) 즉 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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