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28권 고문서에게 물은 조선 시대 사람들의 삶
  • 제2장 가족과 친족 생활
  • 1. 가족 형태와 거주율
  • 가족의 정의
전경목

조선시대의 가족 형태와 거주율(居住律) 등을 논의하려면 먼저 가족이 과연 무엇인가를 정의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인류학과 사회학을 중심으로 가족을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 하는 문제를 놓고 여러 학설이 제기되었다.76)최재석, 『한국 가족 연구』, 일지사, 1984 ; 한상복 외, 『문화 인류학 개론』, 한국 문화 인류학회, 1998 참조. 가족에 대한 일반 정의에 따르면, 가족은 기본적으로 부부와 자녀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원칙적으로 동일한 주거지에서 함께 살고 또 경제적으로 공동 생활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이러한 정의에 부합되지 않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함께 거주하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공동 생활을 하지 못하는 가족도 매우 많았으며, 반대로 가족 구성원이 아니면서도 함께 거주하고 경제적으로 공동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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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반동 부안 김씨 세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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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조선시대의 가족이 어떠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거주율은 어떠하였는가를 고문서를 통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도 여전히 문제가 있다. 조선 후기에 작성된 호구 단자(戶口單子)와 준호구(準戶口)에 수록되어 있는 인원 중에서 노비를 제외한 동거인(同居人)을 모두 가족으로 볼 것이냐 하는 등의 문제가 그것이다. 예컨대 장인과 사위, 내외백숙부와 내외조카 등이 함께 거주할 때 이들을 동거인으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가족으로 보아야 하는지,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가족이라고 여겼는지 등이 논란거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가족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리더라도 그 범위 등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일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일단 그들을 모두 가족 구성원으로 보고 이를 기반으로 가족의 형태나 거주율에 대해 살펴보겠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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