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28권 고문서에게 물은 조선 시대 사람들의 삶
  • 제4장 문서로 본 공동체 생활
  • 1. 공동체 생활과 문서
심재우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조선시대 사람은 지역 사회에서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공동체적 유대와 교류 속에서 각자의 생활을 영위하였다. 전통시대 사람들은 ‘인민(人民)’이라고 통칭하지만 사실상 신분에 따라 다양한 층위의 사람이 존재하였고, 이들의 생활방식이나 공동체적 유대의 내용은 다양하였다.

이 장에서는 조선시대 사람이 남긴 고문서를 통해 자신의 생활 공간을 중심으로 형성하고 있던 조직적 결속, 공동체적 연대와 생활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조선시대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남긴 고문서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문서 양식, 작성 배경, 유통 경로, 활용 범위 등 문서 생활의 메커니즘은 어떠하였는지 등을 파악할 것이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문서에 투영된 당시 사람의 삶의 모습과 방식을 더듬어 볼 것이다.

사실 공동체란 말은 매우 보편적이면서도 추상적이다. 따라서 조선시대 공동체 생활에 대한 서술도 간단하지 않다. 이 장에서는 조선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 전반을 망라하여 다루기보다는 촌락 생활의 주요 모습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문서를 몇 개의 주제로 나누어 소개하는 방식으로 서술하고자 한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군현(郡縣) 단위, 동(洞) 단위 등 지역 규모의 다양한 조직과 결속을 통해 고문서를 생산하였고, 이들 문서의 일부는 현재에도 전해지고 있다. 이 장에서 다룰 대상은 사회 조직 전체이지만, 자료가 풍부한 사족(士族) 조직에 관련한 문서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장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것은 먼저 향약(鄕約)·동계(洞契)·촌계(村契) 등 사회 조직과 관련한 문서를 소개하는 ‘사족의 향촌 지배와 촌락 생활 문서’, 다음으로 향교·서원 등 교육 기관 및 이들 교육기관에서 활동하던 유생(儒生)의 정치적·사회적 역할, 여론 형성 과정에서 남긴 문서를 다루는 ‘교육 기관과 여론 형성 관련 문서’, 마지막으로 특정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결성된 여러 가지의 계(契)와 결사 조직(結社組織) 관련 문서를 소개하는 ‘각종 계와 결사 조직 문서’이다. 이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관련 문서와 문서 속에 담긴 조선시대 사람의 생활 모습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장의 서술 방식은 조선시대 사회 운영이나 조직과 관련한 내용을 개괄하면서 필요에 따라 관련 문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문서에 담겨 있는 당대인들이 살아간 삶의 모습, 공동체 속에서의 생활상 등의 일단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현재 남아 있는 자료의 한계로 말미암아 당대 지배층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미리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하지만 가능한 범위에서 백성들의 삶의 모습을 추적하고자 하며, 아울러 고문서에 대한 도판과 설명을 제시함으로써 관련 문서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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