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28권 고문서에게 물은 조선 시대 사람들의 삶
  • 제5장 국가 및 관리 생활과 문서
  • 3. 인사 문서
  • 추증
박재우

조선시대에는 2품 이상의 상급 관리를 우대하여 그들의 조상 3대를 추증(追贈)하고 고신을 주었다.232)『경국대전』 권1, 이전(吏典), 추증(追贈) ; 김학수, 「고문서를 통해 본 조선시대의 증시(贈諡) 행정」, 『고문서 연구』 23, 한국 고문서 학회, 2003. 추증 고신은 기본적으로 ‘교지’로 발급되었는데 이는 추증의 대상이 기본적으로 상급 관리의 조상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전하는 가장 오래된 추증 고신은 김종직(金宗直)의 조부를 추증한 ‘김관 추증 고신(金琯追贈告身)’이다.233)정구복 외, 「김종직 조고 김관 추증 고신(金宗直祖考金琯追贈告身)」, 『조선 전기 고문서 집성』, 국사 편찬 위원회, 1997.

1  교지

2   가선대부이조참판 김종직의 조부 성균진사 김관을 통정대부호조참의

    에 추증함

3   성화 20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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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 추증 고신
김관 추증 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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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는 1484년(성종 15) 11월에 김종직이 종2품인 가선대부이조참판(嘉善大夫吏曹參判)에 임명되면서, 그의 조부 성균진사(成均進士) 김관이 통정대부호조참의(通政大夫戶曹參議)에 추증되어 받은 고신이다. 『경국대전』에 따르면, 부모는 자신의 품계에 준하고, 조부모와 증조부모는 1등씩 낮추어 주며, 사망한 처는 남편 관직에 따른다고 되어 있다.234)『경국대전』 권1, 이전, 추증. 그래서 김관은 정3품인 통정대부호조참의에 추증되었던 것이다.

양식을 보면 1행은 문서 종류인 ‘교지’, 2행은 수취자와 문서 내용으로 김관을 통정대부호조참의에 추증한다는 것이며, 3행은 발급 날짜인 ‘성화(成化) 20년 11월 14일’이다. 이러한 양식은 『경국대전』 「예전」의 추증식(追贈式)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1  교지

2     관 누구의 아비(조, 증조도 같음) 구관 누구를 어떤 관계 어떤 관직

      으로 추증

3     함(어미는 구관 누구의 비 어떤 씨를 어떤 부인에 추증함이라 하고, 처는 구

      관 누구의 처 어떤 씨라고 한다)

4     년 보 월 일

그런데 추증 고신은 16세기 후반에 양식에 변화가 생겨난다. 다음 ‘윤효정 추증 고신(尹孝貞追贈告身)’은235)『고문서 집성』 권3, 해남 윤씨편(海南尹氏篇), 한국학 중앙 연구원, 1986. 이러한 사실을 잘 보여 준다.

1  교지

2   추증한 통정대부승정원좌승지겸경연참찬관춘추관수찬 윤효정을 가

    선대

3   부호조참판겸동지의금부사에 추증함

4  만력 원년 9월 29일

5   통정대부충청도관찰사 윤복의 아비를 대전에 의해 추증함

이 문서는 1573년(선조 6) 9월에 윤효정을 가선대부호조참판겸동지의금부사(嘉善大夫戶曹參判兼同知義禁府事)에 추증하는 고신이다. 양식을 보면 1행은 문서 종류인 ‘교지’, 2∼3행은 수취자와 문서 내용으로 윤효정을 가선대부호조참판겸동지의금부사에 추증한다는 것이며, 4행은 발급 날짜인 ‘만력(萬曆) 원년 9월 29일’, 5행은 발급 근거로서 윤복(尹復)이 통정대부충청도관찰사(通政大夫忠淸道觀察使)이므로 그 아비를 『경국대전』에 근거해서 추증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보면 『경국대전』의 추증식에 보이는 “구관 누구의 아비(조, 증조도 같음)”의 부분이 5행에 따로 정리되면서 “대전에 의해 추증함”이라는 문투와 함께 기록되었고, 대신 2∼3행은 추증을 받는 당사자의 이름만 기록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양식은 기본적으로 이후 조선시대 내내 이용되었고, 『전율통보』 「별편(別編)」에도 반영되어 있다.

1  교지

2     구함 성명을 어떤 관계 어떤 관직으로 추증함

3     연호 보 몇 년 몇 월 몇 일

4     어떤 관직 성명의 아비를 법전에 의해 추증함

여기서 보면 ‘윤효정 추증 고신’의 양식은 『전율통보』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고 다만 “대전에 의해 추증함”이 “법전에 의해 추증함”으로 바뀌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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