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30권 이방인이 본 우리
  • 제5장 개항기 외국 여행가들이 본 조선, 조선인
  • 1. 조선인에 대한 인상
  • 아름다운 자연
홍준화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는 말도 있듯이 조선의 자연과 풍광은 회화적인 아름다움으로 인해 외국인 여행가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아름다움에 대한 찬미(讚美)는 조선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제물포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제물포항에 대한 바라의 첫인상은 ‘평생 처음 보는 아름다운 장관’이었다. 제물포항은 “해안선과 항구를 이루는 크고 작은 섬들을 따라 아기자기한 산봉우리들이 다채롭게 솟아 있었고, 항구 전체를 녹원(鹿苑)의 둥지처럼 완벽하게 감싸 안은 가운데 마침 떠오르는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321)샤를 바라, 앞의 책, 54쪽. 겐테 또한 제물포항이 모습을 드러내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고 감탄하였다.322)지크프리트 겐테, 앞의 책, 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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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선의 남쪽 내륙 지역을 여행한 바라는 조선의 자연을 스위스에 비견(比肩)하였다. 즉, “능선의 다채로운 모습이 스위스의 절경에 비견할 만 하고” ‘금빛 햇살에 빛나는 연못’이 많은 것도 스위스와 닮은꼴이라는 것이다.323)샤를 바라, 앞의 책, 128∼129쪽. 대구로 향하는 여정에서는 “화창하기 그지없는 날씨. …… 조선처럼 공기가 투명하고 빛나고 맑은 나라를 본 적이 없다.”고 칭송하였다.324)샤를 바라, 앞의 책, 152쪽. 그렙스트도 대구로 가는 길목에서 “코레아 내륙의 변화무쌍하고 웅장한 경치를 비로소 만끽할 수 있었다.”고 하면서 “일본에서 고요한 아침의 나라의 경치는 보잘것없이 무미건조하다고 말하였지만, 와서 보니 내가 지금까지 여행하였던 나라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곳이었다.”고325)아손 그렙스트, 앞의 책, 77쪽. 찬미하였다.

금강산에 대한 경탄도 빼놓지 않았다. 금강산은 모험심과 도전 의식이 강한 여행가들의 발길을 끌었던 주요 여행 코스 가운데 하나였다. 금강산에 올랐던 비숍은 ‘가슴이 사무치도록 아름다운 광경’ 때문에 그 장관을 “붓끝으로 표현할 자신이 없다.”고 할 만큼 금강산의 수려함에 매료되었다.326)비숍, 앞의 책, 160쪽. 조지 너대니얼 커즌(Gerge Nathaniel Curzon, 1859∼1925)은327)영국의 유서 깊은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조지 너대니얼 커즌은 일찍부터 정계에 두각을 나타냈다. 즉, 27세에 하원에 진출하고 35세에 외무 차관, 39세에 인도 총독이 되었다. 1919년에는 영국 제국의 외무대신에 부임하기도 하였다. 그는 1892년부터 1893년 사이에 아시아 여행을 대대적으로 하였다. 즉, 1892년 9월 일본 방문에 이어 10월에 조선에 도착하였고, 이후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를 방문한 뒤 1893년 3월에 귀국하였다. 그의 저서 『Problems of the Far East』 : 라종일 옮김, 『100년 전의 여행, 100년 후의 교훈』, 비봉 출판사, 1996는 일본, 조선, 중국 견문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1894년 여름에 출간되었다. 그의 책 판매는 청일 전쟁 발발과 맞물리면서 기대 이상이었다고 한다. 금강산을 “불교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외경스러운 유적이 있는 이 나라에서 가장 빼어난 경관을 갖고 있는 지역”으로 소개하였다.328)조지 커즌, 앞의 책, 61쪽. 단풍이 절정을 이룬 가을에 금강산을 찾아 그가 아름다움을 찬미하였던 유람 소감을 엿보자.

거기에는 훌륭한 수풀이 풍요롭게 휘덮고 있는 계곡과 골짜기가 수도 없이 많고, 단풍과 밤나무, 캘리포니아 캐논에나 있음 직한 장식물이 총천연색으로 가을의 절정을 이루며, 수정같이 맑은 계곡물이 협곡마다 춤을 추며 흘러내리고, 나암의 파편들은 하늘을 향해 천장을 이루고 있는 나뭇잎들을 뚫고 그 뿔을 들어 올린다.329)조지 커즌, 앞의 책, 6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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